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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오랜만에 딸 덕분에 영화를 보았다.남편과 오랜만에 본 영화였는데, 내용도 함께 보기 아주 좋아서,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를 보았다. 본 사람은 모두 괜찮다고 해서 꼭 보고 싶었던 영화, 역시 감동적인 영화였다. 2시간 5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상영했고, 저녁 8시에 보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금방 흐른 듯한 그런 영화였다.

 

영화는 '데이지'가 병원에서 임종의 순간을 앞두고, 벤자민의 일기장을 딸에게 읽어달라고 하면서 시작이 된다. 80세의 외모로 특별나게 태어나 양로원 앞에 버려진 벤자민은, 퀴니라는 흑인 여성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양로원의할아버지, 할머니를 친구로 삼아 살게 된다.그런데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게 되고, 주변의 숱한 죽음을 보면서 자라지만, 슬기로운 양어머니의 사랑으로 사려깊은 사람으로 자란다, 12살에 60대의 외모를 가진 벤자민은 비슷한 나이의 데이지를 만나 사랑의감정을갖지만, 자신의 처지를 알고, 우정만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데이지는 무용수로서 화려한 삶을 살고 서포트를 받으며 살고, 점점 더 젊어지는 벤자민은 그녀를 사랑하지만, 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벤자민은 바다에서 선원으로 일을 하며 인생을 배우고, 점점 더 젊어진다. 한편,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가 그 사이에 죽음에 이르러, 그에게 버린 것을 사죄하며,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려준다. 처음에 적대적인 감정이었다가 죽음에 이른 그의 소원대로 엄마와의 일출을 보던 장소로 데려가며 화해를 하고 유산을 물려받는다.

우여곡절 끝에비슷한 나이에 도달한 그와 데이지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에 빠지고,스윗 스팟(Sweet Spot)을 마음껏 누리며 열정적으로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녀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자 벤자민은 자신이 점점 어려져 그 아이를 책임질 수 없음을 깨닫고, 그녀에게 아이의 아버지 역할을 해 줄 사람을 만나라며 떠난다.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모든 재산을 딸의 앞으로 남긴 채.....

그는 어려서부터 줄곧 일기를 써왔고, 그 일기장의 내용은 주로 데이지와의 추억과 연관이 되어 있다. 그는 데이지와 딸을 남겨둔 뒤에도 계속 일기를 쓰고, 그녀를 한 번 만나러 와서 딸과 새 남편도 만나고 떠난다. 딸의 성장을 확인하고....그는 더욱 젊어졌고, 할머니처럼 늙어가는 데이지........

데이지가 남편을 사별하고 딸 캐롤라인은 이미 성인이 되어 살고 있을 때, 어느 복지관 같은데서 전화가 온다. 아주 어려진 외모에 치매에 걸린 벤자민이 그녀를 알아보지도 못하지만, 그녀는 매일 그를 돌보러 그 곳으로 간다. 결국 그는 그녀의 품에 안겨 어린 아기로 돌아가 행복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는다.

딸 캐롤라인은 처음으로 친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알고 벤자민과 데이지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고, 눈물을 흘린다. 할말을 다 마친 데이지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고...

참 슬픈 영화였다. 엇갈린 사랑이 얼마나 슬픈지...그냥 사랑하고, 헤어지고 할 수 있다는 것에 절대 슬퍼할 수 없을 것 같다. 비슷하게 태어나 함께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생각하게 해 주었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고, 함께 늙어가는데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아웅다웅 살아가는 우리들, 그 소중한 하루하루를 잊고 살기 쉬운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영화였다. 소중한 만남과 사랑, 소중한 가족들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또 한 가지!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시계공이 역에 거꾸로 가는 대형 시계를 걸어놓는 것으로 설정한 것도 매우 이색적이었다. 그냥 시간이 거꾸로 가게 태어났다면 무리가 있었을 텐데, 그 연결이 특별하였고, 마지막 장면에서 하리케인이 도시를 덮쳐서 저지대가 물에 잠겼는데도, 그 물 속에서도 그 시계는 역에서 철거된지 오래지만, 거꾸로 계속 가고 있었으니...

호주로 간 딸아이가 공짜 티켓을 놓치지 말라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서 4월 8일 까지 기한인 것을 놓치지 않고, 내가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서 보았기에 더욱 뜻깊었다. 딸도 떨어져 있어 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고 있는 듯...전화 걸 때 마다 더욱 성숙한 모습이 느껴진다. 가까운 영화관이라 금방 집에 도착했지만, 남편과 둘이서 그 감동을 더 간직하기 위해 한 잔 하러 갔다. 주변의 선술집에서 소주 한 잔씩을 했다. 남편도 나도 요즘 격무에 시달리고 있어서 무척 피곤한 요즘이다. 딸 때문에 요즘 대화도 더 많이 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이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본 영화여서, 딸 얘기며, 집안 얘기, 일 얘기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영화를 보아서 귀가 시간이 1시가 넘었지만, 피곤함 속에서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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