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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2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마루에 켜놓은 등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특이한 감자 사진도 찍고, 직사각형의 창을 통해 밝아오는 들판의 아침도 카메라에 담았다. 상큼한 공기와 깨어나는 들판의 기운에 몸을 맡기고 아침 산책을 했다. 부옇게 밝아오는 아침의 건강미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야트막한 언덕에 박꽃이 환하게 피어 발길을 붙들고, 올해는 평생 피지 않는다는 고구마꽃이 피었단다. 나도 거의 말만 들었었는데, 고무마순들 사이에 커다란 나팔꽃 같은 고구마꽃들이 너무 예쁘게 피어서 정말 신기했다. 고구마는 원래 아열대성 작물이라 우리 나라에서는 꽃이 거의 피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어려서부터 시골 고구마밭을 보았지만 꽃은 못 보았는데, 평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백년에 한 번 필까 말까 하다.. 더보기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1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몇 년을 별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지난 여름에 고성에 가게 되었다. 문학회를 열성적으로 이끌어오시다가 정년퇴직 하신 선배님의 고향집 방문이었다. 해마다 맞이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시노라고 했지만, 10여명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다들 바쁘기도 하고.... 목동의 어느 아파트에 차들을 대 놓고 7인승 한 대로 출발을 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고고씽! 잘 뚫린 경춘고속도로를 타다가 44번 국도로 접어들어 강원도의 자연을 느끼며 인제로 접어드니 어찌나 기분이 상쾌하던지! 모두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고.... 드디어 기와집이 보였다. 나는 처음 방문이지만, 일행 중에는 10여년 전에 방문한 사람도 있어 찾기는 쉬웠고, 열렬히 맞이해주신 왕언니와 남편분! 역시 교육계의 대선배시고 오랜.. 더보기
수성못/상희구/ 대구 제3시집『노곡동 징검다리』 수성못 봄버들 여름 물안개 달추억 가을 水晶 얼음 짱짱 겨울 *수성못 : 대구광역시 수성구 상동에 있는 큰 연못. 대구 남단의 유수한 유원지이며 인근 범물동의 용지봉(634m)에서 북서부로 뻗어 내린 완만한 산세와 어우러져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상희구 대구大邱 , 제3집『노곡동 징검다리』 중에서- 『大邱』,『추석대목장날』에 이어 10편 중 세 번째이다. 고향 사투리로 1950~60년대의 모습을 담았다. ‘대구의 음식’, ‘대구의 명소’로 구성되었는데 이 시는 대구의 자연 명소인 수성못의 사계절 아름다움을 간결하고 아름답게 묘사하여 눈에 선하다. 다음은 ‘대구의 사람’편이 나올 거라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황경순) 더보기
스스로 팔 자르는 나무/참나마을 가을 둘레길 시모음집 스스로 팔 자르는 나무 황경순 가문비나무 숲에 가면 총알자국이 뻥뻥 뚫려 있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흡사 전쟁의 흔적처럼 무수한 구멍들. 그래, 전쟁은 전쟁이지. 자신과의 무수한 전쟁을 치르는 가문비나무. 하늘을 향해 곧게곧게 사오십 미터나 자라려면 절반 이상은 군더더기 없이 미끈한 터전을 만들어야 하므로 무수한 팔을 스스로 자르고 위로만 수액을 집중한다. 게다가 살과 피를 내 주며 치유한 구멍들은 숱한 벌레들의 집으로 내어준다. 오직 하나의 삶을 위하여 무수한 상처 쯤은 아무렇지도 않고 다른 생명들이 드나들어야 힘이 나는 듯 상처 투성이의 가문비나무가, 뻥 뚫린 구멍마다 휑 하니 드나드는 비바람을 불러 *하이소프라노로 애절한 천상의 노래를 부른다. 오늘도 가장 높은 곳의 큰 구멍 하나가 더 높은.. 더보기
벚꽃 열차/2014 문학과창작 봄호 벚꽃 열차 황경순 벚꽃 열차가 봄역 플랫폼으로 확 들어왔다 신호도 없이 전속력으로 들이닥쳐 심장이 딱 멈출 것 같다. 티켓도 없이 무작정 올라탄다 연분홍 객실마다 붕붕 떠돌며 환희에 찬 승객들, 올라간 입꼬리가 다물어지기도 전에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들 두두두 저승꽃처럼 돋아나는 검은 반점들 벚꽃 열차는 일순간 딱 멈춰 한 냥 한 냥 선로를 이탈해 버리고 허전한 눈빛만 바람 맞는다 들어온 속도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떠나가는 봄 그 연분홍 바람 더보기
2014 숲 속의 시인학교/강화문학축제, ‘민족’과 ‘생명’과 ‘시’를 찾아서 2014 문학과창작 가을호 게재 2014년 숲속의 시인학교 강화문학축제, ‘민족’과 ‘생명’과 ‘시’를 찾아서 황경순 (시인) 2014년 8월 9일 토요일 아침 9시, 강변역으로 한 분 두 분 모여드는 시인들,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눈다. 더러는 박장대소하며 근황을 물으며 한 자리 두 자리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9시 20분, 버스와 승용차로 나눠 타고 인원을 확인한 후 드디어 출발! 차는 속속 달려 10시 30분, 1차 목적지인 김포 애기봉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입추가 지나 서늘한 바람 솔솔 부는 숲길을 지나 250m 정도 가파른 곳을 오르면 애기봉 전망대에 다다른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북한을 향하여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불을 환히 밝히는 애기봉,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만 알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