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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북도 내륙

구미 도리사(신라 최초의 사찰)를 찾아서 지난 겨울, 대학 동창들과 10여년만에 해후를 하였다. 물론 모든 동기들이 졸업 30주년을 기념하여 사은회를 갖고 그동안의 회포를 푼 것도 좋았지만,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도 최근 너무 오랫만에 만나서 뛸 듯이 기뻤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기에 그들은 가정을 버리고, 합숙을 해주었다. 아, 세월의 힘이란 어찌나 대단한 것인지, 나만 빼고 다른 친구들 넷은 종종 만나서 때론 화제의 공통점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함께 다닌 세월이 길었기에 오랜만에 보아도 어찌나 반갑던지! 거의 밥을 새고도, 그 다음날 아쉬움에 헤어지지 못하고, 대구 근교의 구미 태조산 도리사(桃李寺)를 찾았다. 아도(阿道)가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하여 서라벌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겨울인데도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만발하여 있음을 보.. 더보기
유년의 뜰을 찾아서 유년의 뜰을 찾아서 1. 그리운 어머니 품으로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친정에 갔다. 혼자 갈 때면 KTX를 주로 이용하지만, 이번엔 차를 끌고 쉬엄쉬엄 방문을 했다. 휴가철 막바지라 귀경차량은 붐볐지만, 내려가는 길은 아주 한가하고 쾌적했다. 반갑게 맞이하며 아침부터 마음이 들떠 계셨다는 어머니, 내가 올 시간에 맞춰 와서 나를 맞아준 여동생, 일부러 일이 있었는데도 나가지 않고 기다려 준 남동생네 식구들. 그렇게 피붙이를 만난다는 건 가슴이 찡하도록 기쁜 일이다. 요즘 무슨 지압을 받으러 다녔다는 어머니는 근래에 드물게 건강이 좋아보이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내 마음은 무거웠지만, 이제 초등 6학년이 되면서 올해 키가 몰라보게 커 버린 조카녀석은 완전 총각티가 나고, 4학년짜리 조카딸은 키는 아직 많이.. 더보기
영주 부석사 유명한 부석사 당간지주사찰 초입에 미끈하게 서 있다. 부석사에 오르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진다.절의 위치가 주는 안정감인 것 같다.절은 항상 명당 자리에 위치하고, 부석사에는 국보, 보물이 무수한 보고이다.부석사 석등, 삼층석탑, 무량수전, 조사당, 당간지주, 부석사 벽화, 불상.....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건물, 석물, 유물이 너무나 많다.해동화엄종찰. 영주 부석사 전각과 산의 어울림.국보였던가 보물이었던가?세월을 담은 아름다운 돌탑. 가운데 있는 석등이 국보로 지정된 석등이다.안양루 뒤로 시원하게 보이는 사바세계.부석사에 와서 이렇게 산 아래를 바라볼 때가 너무 행복하다. 누각이 참 인상적이다.절에 누각이 있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누각 뒤로 보이는 경치에 마음이 아득해지고... 더보기
도산서원/안동 도산서원.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감싸안은 담쟁이덩굴과 능소화.도산에서는 모두 한마음이 되는 것일까? 도산서원 가는 길모퉁이.휘늘어진 가지로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들 뒤로아름다운 강물과 멀리 보이는 산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소나무 둥치 사이로 흐르는 강은마음이 흐르는 강이다. 맑은 물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도 있으니,분명 인간이 사는 세상은 분명하건만,가슴이 뭉클해진다. 소나무 아래로 흐르는 강, 그리고 들판, 그리고 저 산들의 조화를 보라!가운데 보이는 나지막한 언덕 모양의 곳은 제단이라고 한다. 이름은 잊었는데, 도산서원에서 정기적으로 제사를 올리는 곳이라고 한다. 단면의 아름다움 또한 극치이다.아무리 추한 것이라도, 잘라 보면 아름다운 면이 보인다지만........ 가지들마다 꼬일대로 꼬여 있다.유생들의.. 더보기
안동 이육사 문학관 민족시인, 이육사.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시인의 문학관이 최근 완공되었다.젊은 날, 이 청포도를 읊조리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청포도 이육사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안동에 있는 이육사 문학관에 있는 벽의 시화원촌면에 세워진 이육사 문학관이로서 그의 문학 발자취를 더욱 자세히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도 조용히 감상할 수 있어서 좋.. 더보기
안동 임청각 안동 임청각.일제강점기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한 집이라고 한다.우리 나라 민가 중 가장 오래된 것이고, 원래는 99칸짜리 집이었으나, 독립운동하던 시절,바로 집앞으로 열차가 지나가게 되어서 많이 짤렸다고 한다.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지붕이 인상적이다.설명을 많이 들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다만,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고전미에 듬뿍 빠졌다는 기억 밖에는...이 곳에서도 후손들이 살면서 민박을 운영하고 있었다. 젊은 세대의 가족이 작은 방에서기거하는 모습이 바람직하게 보였다. 더보기
병산屛山서원 안동 병산서원.산이 병풍처럼 아름답게 둘러싸였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정말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낙동강변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굽이굽이 올라가면 닿을 수 있는 서원이다.일부러 자연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서 아직 포장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서원도 아무에게나 빌려주지는 않고, 서원 바로 옆에 민박 집 두 채가 이 곳의숙박시설의 전부이다.우리 일행은 남자들은 서원에서, 여자들은 민박집 두 채를 다 써서 하룻밤을 묵었다. 서원이나 민박집이나 모든 시설이 불편했지만,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특히 우리의 문화를 논하고, 시를 논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모든 불편을 감수하였다.하회탈 전수자들의 시연과 설명, 아름다운 시낭송으로 아름다운 밤이었다.아침 안개와 함께 나타난 병산서원. 간밤의 모닥불놀이는 간 곳 없이 고요한.. 더보기
물돌이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河回. 그야말로 물이 돌아 흐른다는 물돌이동.낙동강 줄기가 돌아들어 이 마을을 고립시켜 섬처럼 만들었다는 곳이다. 영월의 청령포, 예천의 회룡포 등도 하회 마을과 비슷한 아름다운 곳인데, 특히 안동이 유명한 이유는 민속마을이 보존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도 물론 한몫할 것이고...첫번째 사진은 영국 엘리자베스여왕 방문 기념관의 한쪽 벽면을 찍은 사진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다고 해서 나라에서 고민고민해서 선정했다고 하는.....경주도 가장 한국적이고, 문화재와 더불어 양동 민속마을도 있기 때문에고심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은 하회마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또 장식이 된 셈이다. 깎아지른 듯한 한쪽 벽면을 치고 디귿자형 물줄기 끝.. 더보기
하회탈 보유자들의 시연 숙소인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저녁 때 시낭송회, 문학강연에 이어, 하회탈춤 기능보유자들의 시연을 볼 수 있었다.순전히 같은 예술인들로서의 배려에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근처에 낙향하여 살고 있는 김철진 시인의 주선에 의해서였다. 하회탈이수자 김종흥님의 공연, 탈을 바꿔 쓸 때 마다 춤사위가 달라지고....시인 중 한 분이 부네탈을 즉석에서 함께 공연해주셨다.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은... 김철진 시인, 김종흥 이수자, 인간문화재 이상호선생님 평생 하회탈춤만 추다 보니 생김새도 탈을 닮았다는 인간문화재 이상호선생님..탈만 바꿔 쓰면 영낙없이 바로 그 역할이다. 즉석에서 부네탈을 쓰고 동참해주신 어느 시인... 낮에 보았던 공연의 감동이 되살아났다.흔쾌히 시연을 해 주신 두 분과 주선해주신 분께 감사할 따름이다. 더보기
안동하회 별신굿탈놀이 지난 토요일, 안동과 영주로 떠났다.안동의 문화재들을 답사하고, 하회마을에서 공연도 보기로 되어 있었다.숙소는 바로 서원이었다. 아주 뜻깊은 여행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시인, 작가들의 행사이니 문학강연과 시낭송, 하회탈에 대한 시연도 따로 있다고 하니...서울에서 일찍 출발했지만, 7월 둘째주, 토요휴업일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나왔다. 점심도 휴게소에서 먹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안동에 도착하기로한 시간은 훨씬 지나 있었다. 일정을 한 가지 취소하고 도착하자말자 하회마을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보았다.대학원에서 구비문학개론 들을 때영상으로만 보고 공부도 했는데, 이렇게 직접 공연을 보니 너무나 흥겨웠다.국보 121호, 탈의 표정이 정말 대단하다.어쩜 그리 잘 만들었는지....땡볕이 내리쬐었지만.. 더보기
불국사 목어와 함께/겨울 여행, 바다새를 찾으러 5 점심 식사를 위해 기사분의 말씀을 빌자면 '12가지 삼밥' 집으로 갔다.삼밥이라, 삼이 뭔 12가지인가 했더니, 사실 쌈밥을 그렇게 발음을 한 것이었다. 끝까지 못 알아듣고 삼밥인 줄 아는 분들이 계셔서 내가 통역을 했다. 암튼 'ㅆ' 발음 안되시는 건 알아줘야한다니까...밥맛은 꿀맛이었다. 1시가 넘어서 먹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제 음식은 전국이 한 가지 맛으로 되어가는 게 아닌가싶다. 기사가 물론 잘 하는 전통집으로 데리고 왔다고는 하지만, 경상도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버리게 하는 시간이었다. 생선 하나, 나물 하나도 다 맛있다고 난리였다. 아무리 관광을 잘 해도 먹는 것이 시원찮으면 다 망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는 아주 성공적인 점심식사였다.마당에 꽉 들어차듯이 서 .. 더보기
천마총, 대능원에서/겨울 여행, 바다새를 찾아서 4 넓은 유적지의 일부이지만, 따로 입장료를 받는 대능원으로들어간다.사람들은 일명 천마총이라고 하지만, 대표적인 유적지가천마총이긴 해도, 그 많은 무덤들의 주인공들이무척 서운할 것이다. 대릉원은 소나무가 무척 아름답다. 다른 계절에는 계절별로 꽃이 피고 지겠지만, 을씨년스런 겨울, 산더미같은 무덤들도 갈색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낙엽수들이 다 앙상해지고, 간간히 달린 열매들의 잔해만이 화려했던 계절의 본 모습을 알려준다. 그러나 사계절 그 어느 때 보다도, 소나무의 위용이 살아나는 때가 바로 겨울일 것이다. 껍질은 더욱 선명해지고, 나뭇잎들은 더욱 푸르러 보인다. 그러나, 소나무잎도 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생각할까? 소나무들 아래 무수히 떨어진 갈색 소나무잎들. 그것을 어릴 적 '갈비'라고 불렀다.방학 때마다.. 더보기
경주역사유적지구 일대와 첨성대에서/ 겨울 여행, 바다새를 찾으러 3 두번째로 찾은 곳은 경주역사유적지구 일대인 왕릉들이 있는 곳과 첨성대이다.천마총을 보기 전에 첨성대와 그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다. 입구에 대기 중인 마차가 우릴 유혹했다. 여태 그림 속의 한 장면으로 여겼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 것이다. 동작 빠른 다른 한 팀이먼저 타고, 우린 다음 마차를 타기로 했는데, 깔개가 젖어 있어서 그걸 없애느라 시간이 걸리고,그 사이 먼저 출발했던 마차를 타게 되었다. 퀴퀴한 말똥 냄새, 먹이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을 지나, 마차는 삐그덕삐그덕 달린다.아스팔트도 아니고, 잔잔한 보도블럭이 박힌 길을 말은 힘겹게 달린다. 흔들거림에 온몸이 요동치고,마음 먹고 마부 옆에 앉아서 일부러 호사를 부려 본다. 첨성대를 지나, 계림까지 달린다. 계림의 앙상한 나뭇가지, 그 검은.. 더보기
안압지의 물꽃/겨울 여행, 바다새를 찾으러 2 차창 밖을 보기는 마음이 어수선해서 잠시 졸고 나니 벌써 경주로 접어들었다.야트막한 건물들, 사방을 둘러싼 산들, 옛사람들의 숨결이 어디에나 느껴지는 고도 경주,내게 경주는 늘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다. 몇 번을 찾아도 또다른 느낌이 샘 솟는 곳,항상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첫번째 관람할 곳은 안압지. 신라 시대의 연못으로 임해전에 소속되었던 곳이다. 궁성 안에 인공 연못을 조성하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기르고 동물들을 길렀던 곳으로 보존할 만한 유물이 많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경주를 여러 번 들렀지만, 안압지는 정말 오랜만인데, 누각 위에 모형들을 설치해 놓아서 예전의모습을 짐작케 한 것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전각 터를 알려주는 돌기둥들이 당시의 위용을 말해주고, 특히 빛을 받으며 빛나는 연못물, 바.. 더보기
자, 떠나자!/겨울 여행, 바다새를 찾으러 1 정신없이 살아온 한 해.일은 덜 끝났지만 예정대로 여행을 떠났다.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여행이란 이래서 좋은 것이다.첫번째 장애물은, 아직 책 세 권 만들기가 남았다는 사실이다. 한 권은 나 혼자의 몫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다 하여도, 두 권은 순전히 내 몫이므로 여행의 댓가로 연초를 지금매달려 있다.두번째는 시아주버님의 방문이다. 22일부터 겨우 9일인가 다니러 오셨는데, 연말이라 바쁘게 사느라 살뜰하게 챙겨드리지 못하고, 또 이틀이나 집을 비우게 되었으니, 그 미안함을 어찌 말로 다 하랴.세번째는 서류 정리할 것이 남아 있다는 찝찝함. 그건 31일에 나와서 하기로 하고 무조건떠나기로 마음을 정했다.당일치기 열차 패키지 여행을 한 번 해 보긴 했지만, 이렇게 1박 2일은 처음이다.새벽 일.. 더보기
경주박물관 전시관을 둘러보고/새해맞이 경주답사5 주전시관을 둘러보고,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을 비롯한 숱한 금제 장식들.그리고, 다보탑과 석가탑의 탑신 속에 소장되었던 불상들...이런 소중한 유물들이 전시된 것을 보고, 조카는 감탄을 했다. 불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기독교를 주로 믿어서어떤 면에서는 반감도 갖고 있는 듯 했지만, 나는 우리의 문화로서의 가치를 잘 설명을 해 주었다. 불교를 빼고서우리의 문화재를 감상하기는 힘이 들기 때문에....특히 경주는 불교문화가 찬란히 꽃피운 문화이므로 더더욱.....잘 몰라서 깊은 감동은 못 느끼는 듯했지만, 새로운 면을 많이 담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먼훗날 사진들을 보고, 생각을 해 보면 그 깊이를 더 잘 느낄 수 있으리라고, 후회스럽지 않게 잘 살펴보라고충고를 했다. 전시관 안에서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