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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서유럽(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영국)

[유럽기행 10] 돌아오다, 런던에서 한국으로 10편으로 나누어진 40쪽짜리 여행기를 마친다. 읽어보며 올리다 보니 그 날의 느낌이 새록새록~~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것은 글과 사진이다. 그 때 찍은 아나로그 사진들도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스캔해서 올릴 예정이지만, 당분간은 엄두도 못낸다. 사진이 있는 것도 좋지만 상상력으로 그려보는 글이 역시 최고인지도 모르겠다. 세기를 넘나든 눈물의 유럽여행기 완결편 [유럽기행 10] 돌아오다, 런던에서 한국으로 2000년 1월 1일 새해 새아침 7시 40분. 잠이 깼다. 일어나기 싫어서 게으름을 떨고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8시, 아침 식사를 하라고 하신다. 북어를 넣은 미역국 맛이 시원하였고, 혼자서 아침을 먹었다. 교회에서 떡국을 먹어서 안 드신다고 하였고 애들도 배가 부르다고 하였다. 오후에 출.. 더보기
[유럽기행 9] 제 9 일, 낯선 곳에서 하룻밤 [유럽기행 9] 제 9 일, 낯선 곳에서 하룻밤 1999년 12월 31일, 세상이 떠들썩할 정도로 시끄러운 날이다. 20세기를 마감하는 날, 각 나라마다 오늘을 위해서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여 서로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날이다. 특히 파리는 많은 예산을 들여 기획을 하였다는 날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 떠나기는 너무 아깝다고 밀레니엄을 그냥 유럽에서 보내자고 농담으로 우리끼리 말했었는데, 나는 진짜 머물게 된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더니……. 새벽에 잠이 깼다. 조용히 다가온 아침은 남자 간호사의 영어로 시작되었다. 대․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5시쯤 할거라고 말했다. 아마 아침 식사 전에 하려고 그런가 보다. 세 개의 플라스틱 병을 두고 갔다. 하나는 소독액이었나 보고, 둘은 검사물을 받기 위해서였다... 더보기
[유럽기행 8] 제7일 낯선 나라, 고독한 병실에서 [유럽기행 8] 제7일 낯선 나라, 고독한 병실에서 1999년 12월 30일~31일 얼마 동안 잠을 잤을까? 누가 와서 깨우기에 봤더니 남자 간호사였다. 교대를 했는지 다른 사람이었다. 소지품을 챙겨주고 어디로 이동을 하려는가 보았다. 침대는 그대로 쓰고, 옷과 가방을 침대 밑에 놓은 채 밀려서 밀려서 어디론가 갔다. 3층이었는데, 조용하고 깨끗한 병실이었다. 창 밖으로 멀리 건물들이 많이 보이는 방이었다. 여긴 다인 병실은 없는 것 같다. 샤워실도 바로 딸려 있고, 꽤 넓고 쾌적한 곳이었다. 잠시 후, 빵 하나와 요구르트, 우유로 아침 식사를 했다. 별로 입맛이 없어서 조금씩만 먹고, 양치질을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깨웠다. 시계도 없었으므로 시간도 모르고 그냥 10시쯤이려니 하는 시간.. 더보기
[유럽기행 7] 6일째 밤 파리야경, 그리고 응급실 [유럽기행 7] 6일째 밤 파리야경, 그리고 응급실 1999년 12월 29일~30일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감동적인 시간을 아쉬워하며, 한두 시간 안에 본다는 자체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저녁은 한식, 한국에서 장사를 해도 손님이 끓을 만큼 반찬이 깔끔한 집이었다. 불고기 백반의 맛은 입에 짝짝 붙을 정도로 맛있었다. 연한 불고기의 고소한 맛과 나물들을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으로 볼 수 있는 순간, 작은 행복이 세상을 지배할 만 했다. 한국인은 역시 이렇게 먹어야 기운이 나나 보다.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은 또 어떻고? 이 식당은 프랑스의 교포들과 동양계 사람들이 아주 많이 찾는 집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도 힘들고, 30분 간격으로 손님을 받을 정도로 인.. 더보기
[유럽기행 6] 제6일 풍요와 예술의 도시 파리 [유럽기행 6] 제6일 풍요와 예술의 도시 파리 1999년 12월 29일 늦으막히 기상했다. 파리는 9시부터 관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침 메뉴는 여태까지 먹어본 중 제일 나았다. 빵도 질이 좋았고 커피와 주스, 우유도 먹을 만 했다. 현지 가이드는 여자 분인데 불어를 전공하고 프랑스인과 결혼한 사람이다. 가이드 중에선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소상히 설명을 잘 해 주었다. 먼저 현재 파리의 실정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었다. 며칠 전에 50년만에 홍수와 폭풍이 몰아쳐서 파리의 모든 것들이 많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농경지도 많이 침수되어 복구 작업이 한창이고, 세느 강 유람선은 뜨지 않고, 거리도 아직 뒤숭숭한 곳이 많다고 한다. 또 새 천년을 맞이하기 위해서 큰 이벤트를 준비하려고 샹제리제 거리가 .. 더보기
[유럽기행 5] 제 5일 축복의 땅 프랑스 가는 길 [유럽기행 5] 제 5일 축복의 땅 프랑스 가는 길 1999년 12월 28일 제네바의 아침은 얼음 땅을 밟으며 시작되었다. 오늘 프랑스로 가야하므로 아침 일찍 쇼핑을 하려고 갔더니, 정문에서 아직 시간이 안 되었다고 출입거부를 했다. 가이드는 담당자와 약속을 했다는데 연락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규정을 어길 수 없다고 해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담당자가 잘못이긴 하지만 원칙에 철저한 스위스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우리 나라 같았으면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프랑스 디죵으로 가는 길엔 또다시 눈꽃축제였다. 폭설 속에 긴 여정은 계속되고,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하얀 지붕을 인 오두막들을 바라보며 이국적 정취에 흠뻑 젖어 들었다. http://blog.nav.. 더보기
[유럽기행 4] 제 4일 환상의 눈꽃여행 [유럽기행 4] 제 4일 환상의 눈꽃여행 1999년 12월 27일 이제는 스위스로 갈 시간. 우린 아침 일찍 기상하였다. 그러나 모닝콜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기사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예상보다 조금 늦은 8시 20분쯤 차에 올랐다. 다른 투어 팀들도 있었는데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눈이나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출발할 때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다른 팀들이 포기했다는 소문도 들렸지만 예정대로 '샤모니' 로 가기로 하고 긴 여정에 올랐다. 운전 기사로서는 대단한 모험이라고 가이드가 소개했지만, 상식적으로도 눈 오는 알프스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 걱정스러웠으나, 노련한 우리의 교포 기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우리는 즐거운 여행길을 맞았다. 한적한 농가와 늪지, 호수에 뜬 작은 배.. 더보기
[유럽기행 3] 제3일 환상의 피렌체, 경제의 중심지 밀라노 1999년 12월 26일 [유럽기행 3] 제3일 환상의 피렌체, 경제의 중심지 밀라노 "따르르릉~" 어김없이 모닝콜은 울리고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새로운 버스 기사를 만났다. 가이드가 어제 그 기사와 버스가 마음에 안 든다더니 프랑스 버스로 바꾸어서 기사는 한국인 기사를 만나게 되었다. 유럽에서 유일한 한국인 기사라고 한다. 새로운 버스를 타고 새로운 마음으로 드디어 긴 버스 여행에 올랐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로마를 여행하고 이제 서서히 현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넓은 들이 나오고 야트막한 언덕도 나오고, 아펜니노 산맥을 넘어가면서 수없이 바뀌는 자연의 신비로움, 겨울이라 푸르름은 덜 해도 그리 춥지 않은 지중해식 기후를 느끼며 서북으로 자꾸 달리는 버스에 우리는 몸을 맡기고 생각에 잠겼다.. 더보기
[유럽기행 2] 제2일 로마제국과 바티칸시국을 찾아서 1999년 12월 25일 [유럽기행 2] 제 2 일 로마제국과 바티칸시국을 찾아서 "바스락 바스락……"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눈이 뜨였다. 5시 40분, 룸메이트인 큰언니가 버얼써 잠이 깨셔서 내가 깰까봐 뒤척이시는 소리였다. 시차 적응이 어려운 일임엔 틀림없나 보다. 한국 시간은 오후 1시 40분이니…… 6시. 드디어 모닝콜이 울리고 부랴부랴 아침 활동을 개시했다. 모처럼 식구들 걱정 안 하고 화장하고 세수만 하니 시간이 오히려 남았다. 7시에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발걸음도 가볍게 콧노래도 부르며 담소를 나누는 우리들. 여기 호텔은 0층이 바로 로비이다. 우리의 2층은 1층이고, 우린 205호실서 묵었으니 우리 식으론 3층에 잔 것이다. 지하는 -1층, 유럽은 다 그렇다고 한다. 식사는 .. 더보기
세기를 넘나든 눈물의 유럽여행기 /[유럽기행1] 제1일, 드디어 유럽으로! 세기를 넘나든 눈물의 유럽여행기 (1999년 12월 24일) [유럽기행1] 제1일, 드디어 유럽으로! 가방 하나씩 탈탈 끌며 한 명씩 공항 대합실로 들어서는 우리 일당……. 약간의 미안함과 들뜬 기분으로 수학여행 가듯이 설레는 우리들의 얼굴엔 핑크빛 생기가 돌고, 다가오는 일 하나하나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듯 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처음 나가보는 해외여행이라 사실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첫경험이란 피의 아픔이 동반되듯이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기대하며 여권을 받아 일단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였다. 4개국이니 돈을 골고루 조금씩 바꾸고, US달러는 어느 나라에나 통용된다니 그것도 좀 바꾸고……. 연말에 너무 바빠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물건을 공항 내 상점에서 몇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