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표시

강낭콩꽃들의 사랑

강낭콩꽃들의 사랑


강낭콩꽃들을 보면

주홍빛 입술이 생각난다.


작은 입술들이

붉은 혀를 빼물고

오종종 모여 서서

둥근 아치를 타고 오른다


가는 팔로만 아치를 휘감고

허리도 다리도 길게 늘어뜨리고

발뒤꿈치까지 한껏 들고

비좁은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채

자꾸만 오른다


할 말은 많은데

말은 할 수 없고,

끝은 보이는데

닿지는 못해

붉은 혀만 헤벌쭉 내밀고

애꿎은

저녁 노을만 혀끝으로

맛보고 있다.

2006.7.14




'발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신거부 수신기  (2) 2007.03.03
햇살 밧줄  (2) 2007.03.03
대나무 문신  (4) 2006.07.31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도  (3) 2006.07.22
가을에, 불륜을  (2) 2006.07.17
  • 사투우 2006.08.27 21:59

    음, 그 맛있는 것들...<br />강낭콩은 노을을 먹고 익을 것이고 <br />나는 강낭콩을 먹고 튼튼해지겠네. ^^

  • 梧松 2006.09.17 02:26

    마음 묶어 사노라니<br />답답하기 그지없어 하늘을 향하건만<br />아는지 모르는지 지는해 서산마루 <br />야속다 그지없네...<br />//<br />발길따라 머물어갑니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