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시

도난 사건

시인 황경순 2009. 12. 21. 19:01

가방을 통째로 도둑 맞은 것을 안 순간,모든 것이 그대로 정지된다. 무인도에서

속수무책 바다만 바라보다가, 첩산중에 혼자 남겨져 봉우리만 바라본다. 모든 것

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 속에 그렇게 많은 것이 들었을 줄이야 내 몸에도 그런 것

들이 가득 들어있었을까 머릿속 사심 덩이 머리를 하얗게 변색시키고 가슴 속 욕

심덩이들 올록볼록 살덩어리로 분출되어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