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것!
이 밤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큰 딸이 너무 보고 싶어서....
망할 것, 전화도 자주 안하고....
3월초엔 거의 매일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요즘은 제 시간이 쫓기니 일 주일에 통화 한 번 하기도 힘들다.
시부모님이나 남편이나 내 얼굴만 보면,
통화했어?
이게 첫마디다.
통화를 하려면 퇴근 무렵에 해야 하는데, 바쁘다 보니 쉽지 않은데도....
그래서 식구들이 다 모인 날 중, 좀 이른 시간이면 전화를 하게 되는데,
거기가 2시간이나 빨라서 우리 식구들이 다 모인 시간이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그 집 식구들에게 미안한지,
괜히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는 딸.
너무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라 이해는 하지만, 때로는 야속하다.
부활절 이후부터는 써머타임이 해제되어 한 시간이 빠른데도 스터디 하느라 무음으로
해 놓는 경우가 많아 통화가 더 힘들다.
할 수 없이 거기로선 좀 늦은 시간에 통화가 연결되면 다정하질 않게 느껴져서
너, 왜 그렇게 퉁명스럽게 전화 받어?
엄마는....여기 늦은 시간이잖아? 나 아직 과제도 덜 했단 말이야...(잉잉)...
투정을 부릴 데가 엄마 밖에 더 있으랴 싶기도 하니 더욱 안스럽고....
너, 너무 신난 것 같다?
전화 받을 시간도 잘 없고....
아빠는....내가 얼마나 바쁜데.....
남편도 보고 싶은지,
괜히 틈만 나면, 이 녀석 왜 사진도 안 올려?
이제는 잘 적응하고 있어서 걱정은 안 하지만, 친척집이라는 부담이 가장 큰 것 같다.
언제 그런 눈치를 보면서 산 적이 있었던가?
시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나 늘 이쁨 받고 살았지....
대체로 자기 일을 스스로 잘 하기에, 거의 잔소리를 안 해 보고 키운 딸이다.
신경 써서 몸 아팠을 때 외에는...
그러니 저로서는 모든 것이 힘들기는 할 것이다.
너무 힘들면 숙소를 따로 알아보기도 하라고 했지만, 자기도 그건 아니라면서 큰집 식구들과도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런 만큼더욱 성숙되어 돌아오리라 믿고 있다.
그래도 그리운 건 어찌할 수가 없다.
좀 전에 들어온 작은 딸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그 녀석도 얼마나 힘들까...
다 컸는데도 부모 마음이란 것이, 눈에 안 보이면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지...
이 밤에 눈물 찔끔거리는 내가 한심한 것도 같지만, 뭐 어쩌랴?
아무리 바빠도 함께 가입해서 사진과 쪽지를 주고 받는 FACEBOOK 싸이트에 매일 들러보지만,
요즘은 인터넷 들어올 시간도 자주 없는지, 사진도 별로 업그레이드 된 것도 없으니 서운.....
며칠 전, 사촌의 졸업식 때 사진도 찍어주고 선물도 하면서 크게 역할을 했다는 통화는 그저께 했는데, 그 사진 좀
올리라고 했건만 며칠이 지났는데도, 달랑 한 장만 올려놓아서 서운....
절대로 멀리 시집 보내지는 말아야지.
그런 다짐도 하게 된다. ㅎㅎㅎ
큰 딸은 거의 나의 친구 같다.
많은 것을 서로 의논하므로....
그래서 내가 멀리 시집와서 친정어머니 그리워 하는 것을 보고는 자기는 절대로 멀리서 살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곤 했다. 또한 시어머니께서 큰아빠를 그리워하는 것을 늘 보면서 자랐기에, 부모자식도 가까이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완전히 몸에 배인 아이다.
그래서 큰아빠가 거기 호주에서 좋은 사람 만나는 것은 어떠냐고 하니까 펄쩍 뛰고 난리였다.
나도, 절대로 외국에서는 살게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