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다림
시인 황경순
2008. 10. 15. 17:40
모터보트에 대한 기억은 아찔함과 스릴이다.
지난 여름 정동진에서 탔던 그 기억이 되살아난다.
강에서의 느낌은 또 다를까?
나룻배들이 행인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이제는 신나는 시간, 아름다움을 맛보기 위한 사람들을
기다리는 배들이 정박해 있다.
10월 4일 토요일 잠시 들른 한강시민공원에서 기다리는 배들의 모습이다.
파리의 세느강이 얼마나 유명한가?
파리를 방문하기 전에는 그 숱한 찬사들에 정말 기대에 부풀었었다.
그러나, 직접 가 본 세느강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강폭이 우리 한강의 절반이나 될까?
그 해는 심한 홍수 때문에 유람선도 뜨지 못해서 실망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부러웠던 것은, 그 유서깊은 다리들의 아름다움이었다.
유유히 떠 가는 한강유람선을 보니 마음이 더욱 한가로워진다.
유람선의 모양도 조금씩 바뀌는 것이 또한 산뜻해 보이기도 했다.
작년인가?
주몽호의 그 옛스러움이 기억이 생생하다.
교각만 보아도 때론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다리.
다리가 없었던 시절에는 막연하기만 했을 강 저편이,
구체적인 이웃으로 다가오게 하는 다리....
밋밋함이 좀 아쉽다.
우리의 젖줄인 한강을 시대별로 테마을 정해서 좀더 아름답게 가꾸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요트를 갖는다는 것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인데, 한강랜드의 로고가 새긴 것이라 멋은 덜 하지만,
더욱 많은 요트들이 떠 있으면 좋겠다.
이 배야 말로 그야말로 정박을 위한 배일 뿐이다.
그래도 늘 우리를 기다려주는 배.
배가 있기에 강도 바다의 흐름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든다.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