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그리고 풍경
수련 빅토리아
시인 황경순
2008. 9. 15. 09:34
빅토리아, 승리의 여신이라 이렇게 도도하고 우아한 것일까?
작년부터 늘 거대한 입만 보아왔던 꽃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하룻밤 동안 하얗게 피었다,
또 이렇게 붉게 변해 이틀을 살다 간다니.....
그것도 밤에!
'빅토리아' 라는 이름을 가진 수련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사진동호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무더기로 진을 치고 이꽃에 포커스를 맞추며 대기하고 있었다.
이 꽃은 낮에는 잠을 자고
맨 처음 꽃 필 때는 하얀 꽃으로 밤에 피어나서
그 이튿날 붉게 변해 있다가 24시간만에 지는 꽃이라 한다.
총 36시간 피어 있다고 하는데, 보기 드문 꽃이라 한다.
관곡지에는 세 무더기인가 빅토리아 연꽃 무리가 있다.
여러장의 거대한 연잎의 가장 가운데 딱 한 송이 피는 빅토리아....
8월에 핀 이 꽃을 보러 얼마나 많은 찍사들이 모였을까?
관곡지,
연꽃은 거의 다 지고, 수련들만 남은 여름을 장식하고 있었다.
지난 11일, 목요일, 퇴근길 해가 뉘엿뉘엿 져 가고 있었다.
명절 앞두고 마음이 답답해져 왔다.
1차로 장을 보러 가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영 내키지 않아서 오다가 관곡지에 들렀다.
아침에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었었는데, 마음으로만 몇 달이 지나가 버렸다.
늦게 찾아간 덕에 횡재를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