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폐타이어/함민복

시인 황경순 2008. 3. 15. 02:58

폐타이어

함민복

구르기 위해 태어난 타이어

급히 굽은 길가에 박혀 있다

아직 가 보고 싶은 길 더 있어

길 벗어나기도 하는 바퀴들 이탈 막아주려

몸 속 탱탱히 품었던 공기 바람에 풀고

움직이지 않는 길의 바퀴가 되어

움직이는 것들의 바퀴인

길은 달빛의 바퀴라고

길에 닳아버린 살거죽

모여모여

몸 반 묻고

드디어 길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