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영산홍/서정주

시인 황경순 2008. 3. 10. 00:56
영산홍

서정주

영산홍 꽃잎에는

산이 어리고

산자락에 낮잠 든

슬픈 소실(少室)댁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山너머 바다는

보름 살이 때

소금 발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



<이미지출처 http://blog.empas.com/jyk6929/1998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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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새행 속에 선명한 이미지를 부각하여 주제를 표출하는 시다.

봄에 피어나는 그 영산홍의 붉은 빛을 해마다 보아오지만, 영산홍의 그 이름에서

오는 산이 비친다는 것을 살려 이렇게 잘 표현한 시도 드물 것이다.

봄이 가고 있어도영산홍은 아직 한창 푸르지만, 그 꽃잎들도 금방 우수수 떨어지겠지.

땅에 꽃물을 들이면서........

봄이 오면 영산홍은 곧 피고, 또 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