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여행 좋아하는 것이 죄인가?

시인 황경순 2007. 6. 28. 18:16

비행기 사고.

결국 모두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앙코르와트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이 눈에 선해서

나도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캄보디아인데......

그렇게 작은 비행기로 승객들을 실어날랐다니, 정말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순대국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사장이 알은체를 하면서 말을 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이 타서 창피하다나 어쩌다나? 외국여행 다니는 사람들은

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왜 창피할까?

나는 반박할 만큼 친하지도 않아서

"참 안타깝죠?

별러서 간 여행일텐데...

우리 나라 사람들만 다니는 게 아니지요.

유럽쪽 사람들은 이미 여행이 생활화 된 걸요."

이 정도로만 말했지만, 정말 속이 상했다.

정말 돈이 많아서 다니는 사람들은 싼 값으로 여행도 다니지 않고, 그저 서민들만

비용 싼 것 찾다가 그런 불행을 당했으니....

우리 나라 승객 중 몇 명이 비행기가 낡고 작다고 타기를 거부해서 살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들은 정말 하늘이 돌보셨을까?

예고된 사고가 너무 끔찍하고 속이 상한다.

하늘도 슬픈지 비가 내린 날.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하루종일 후덥지근하고 머리도 아파서,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면서 퇴근하고 싶었는데

비가 오지 않아서, 나가기도 싫고 밀린 일을 하며 아직 책상에 버티고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