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그 만큼, 그 만큼
시인 황경순
2007. 3. 9. 23:39
그 만큼, 그 만큼
쌓인 일들의 무게 만큼
그것을 떨쳐버리고 훌훌 떠나고 싶은 법.
필요한 자리가 많은 만큼
자리에 앉을 때는 그 만큼 불편한 법.
사랑이 깊어갈수록
의무감은 커지고
이별이 가까울수록
공허감은 커지고
욕심이 커지는 만큼
내가 설 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