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끊어진 고무줄 신세!
시인 황경순
2006. 8. 20. 16:37
끊어진 고무줄, 이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내 몸이다.
팽팽하게 조여왔던 고무줄이 드디어 팍 끊어진 것이다.
그 동안 이리저리 일 보러 싸돌아 다녔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온몸이 쑤시고....어제,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끙끙 앓았다.
긴장이 풀어지고 맥을 놓으면 이래서 위험해진다는 것인지...
어제가 생일이었는데도, 한 끼 밖에 먹지를 못했다. 케이크를 사오고 선물을
주고 식구들이 부산을 떨었지만, 만사가 귀찮았다.
어제까지 보내기로 한 원고를 못 보내서 독촉을 받았다.
어젯밤에는 어깨는 좀 풀려 새벽까지 원고 6매를 다 쓰고 나니 아침엔 또 머리
가 쑤셔서 또 오전을 헤맸다.
이젠 좀 살만하다.
내일이 아버님 생신이라 당겨서 식사를 해야하는데 다른 집은 다 그만두고
시누이만 오라고 했는데, 아무 준비도 못하고, 그냥 밖에 가서 먹으려고 한다.
청소 후 잠시 틈을 내어 원고가 제대로 갔는지 확인하고, 몇 자 적어본다.
오늘 푹 쉬면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