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벚꽃 열차/2014 문학과창작 봄호

시인 황경순 2015. 1. 9. 01:18

 

벚꽃 열차

 

 

황경순

 

 

벚꽃 열차가

봄역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신호도 없이 전속력으로 들이닥쳐

심장이 딱 멈출 것 같다.

 

티켓도 없이

무작정 올라탄다

 

연분홍 객실마다 붕붕 떠돌며

환희에 찬 승객들,

올라간 입꼬리가 다물어지기도 전에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들

두두두 저승꽃처럼 돋아나는 검은 반점들

 

벚꽃 열차는

일순간 딱 멈춰

한 냥 한 냥 선로를 이탈해 버리고

허전한 눈빛만

바람 맞는다

 

들어온 속도보다

무서운 속도로 떠나가는 봄

연분홍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