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을 보기는 마음이 어수선해서 잠시 졸고 나니 벌써 경주로 접어들었다.
야트막한 건물들, 사방을 둘러싼 산들, 옛사람들의 숨결이 어디에나 느껴지는 고도 경주,
내게 경주는 늘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다. 몇 번을 찾아도 또다른 느낌이 샘 솟는 곳,항
상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첫번째 관람할 곳은 안압지. 신라 시대의 연못으로 임해전에 소속되었던 곳이다. 궁성 안에 인공
연못을 조성하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기르고 동물들을 길렀던 곳으로 보존할 만한 유물이 많이 발
굴되었다고 한다.
경주를 여러 번 들렀지만, 안압지는 정말 오랜만인데, 누각 위에 모형들을 설치해 놓아서 예전의
모습을 짐작케 한 것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전각 터를 알려주는 돌기둥들이 당시의 위용을 말해
주고, 특히 빛을 받으며 빛나는 연못물, 바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한 바퀴 돌다보니, 서쪽에서 바라보는 연못이 호젓하고 좋았다.
조용히 거닐었을 옛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했다. 겨울이라 낙엽이 다 져서 을씨년스럽지 않고, 봄,여름,가을에는
계절마다 피고졌을 나뭇잎, 풀잎, 그리고 꽃들의 자태와 향기가 대단하였을 것이다. 참, 이 겨울에도 눈이 하얗게 내린다
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바위 위에 앉은 눈옷을 상상하니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꽃만 꽃이 아니다.
물꽃, 안압지엔 물꽃이 아른거린다.
잔잔하게 빛나는 햇빛, 그리고 거울에 비친 나무 그림자들은 거대하기도 하고, 잔잔하기도 한 물꽃으로 피어난 것이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물꽃의 아름다움을 오늘에야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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