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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시

햇살 방아

햇살 방아

아침달이 떴다.

살짝 이즈러진 하얀 보름달 속

검은 그림자 한 쌍,

서쪽 하늘에서

하얗게 웃으며 방아를 찧고 있다.

검은 그림자 한 쌍이

동녘에 차오르는 붉은 햇살 모아

쿵덕~쿵덕~

겨울 떡방아를 찧고 있다.

그들에게는

보일까?

햇살조각들 등지고 앉아

질주하는 삶의 응어리들이…

산산이 부서져라

고운 가루로 눈부시게 빛나라

둥글둥글 살아야지

하얗게 하얗게 살아야 하지

하얀 달이

햇살 방아를 찧으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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