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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그리고 풍경

`방식 꽃예술원` 방식 원장(펌)


세상에게 꽃을 권하는 남자

방식 원장 <방식 꽃 예술원>

꽃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는가? 결혼식, 생일, 성년식, 스승의 날, 어버이 날, 장례식까지…… 꽃은 인생 곳곳에서 만나는 우리의 특별한 날들을 더욱 빛나고 향기롭게 해주는 향신료와도 같다. 그런 꽃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건 남자, 그래서 차라리 꽃이 되어버린 남자. 방식 꽃 예술원의 방식 원장이 이야기하는 꽃만큼이나 향기로운 인생.

꽃과 함께라면 사시사철 봄 내음이 가득
봄의 절정이다. 나무마다 파릇파릇 돋은 새순들과 라일락, 철쭉 등 흐드러진 봄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괜한 찬사가 아닌 듯싶다. 그런데 사시사철 봄 내음이 가득한 곳이 있다. 대학로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방식 꽃 예술원 <마이스터 슐레>가 바로 그 곳이다. <마이스터 슐레>는 꽃 예술을 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마이스터 플로리스트’를 양성하는 교육원이다. 그야말로 꽃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마이스터 슐레에 들어서자 일행을 맞아들인 것은 향긋한 꽃 향기가 아닌 구수한 거름 냄새였다. 교육원 곳곳에서 재료를 나르고 다듬는 예비 마이스터들과 함께 방식 원장도 분주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플로리스트로 살아온 지도 40년이 넘었지만 그래도 매해 봄이 되면 죽은 줄만 알았던 식물들이 새 잎과 꽃을 피워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낍니다. 사실 플로리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감각 이전에 자연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거든요.”
우아하고 고고한 꽃꽂이를 상상하고 덤벼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꽃 예술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술적 감각과 재능도 필요하지만 원예에 대한 지식과 성실함, 그리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마이스터 슐레에서 풍겨나오는 거름 냄새가 꽃 향기보다 기분 좋게 느껴지는 건 아마 꽃과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리라.

꽃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다
방식 원장은 독일 정부가 인정한 동양인 최초의 마이스터 플로리스트다. 스물다섯에 혈혈단신 독일로 건너가 8년간 혹독한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얻을 수 있었던 영광의 이름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동양적 정서를 잘 살리는 천재 플로리스트로 명성을 떨치던 그가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이 ‘방식 꽃 예술원’을 차린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한지도 거의 30년이네요. 8월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릴 국제 꽃 장식전시회에 저희 학생 14명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요즘은 그 준비에 바쁩니다.”
‘꽃 예술’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그 당시 그는 꽃꽂이라는 익숙한 단어 대신 ‘꽃 예술’로 특허를 냈다. 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의 새로운 꽃꽂이를 보고 사람들은 점차 모여들었고, 이제 그의 이름은 ‘꽃 예술’의 대명사가 되었다. 예순이 넘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꽃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학생을 가르치는 그가 있었기에 오늘 날 좋은 토양에서 성장한 한국의 플로리스트들이 세계에서 이름을 빛낼 수 있었던 것이다.

꽃밭에서 숨을 거두는 날까지……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그였지만 꽃 예술을 대하면서부터는 이 세상에 꽃 밖에 남지 않았다.
“꽃은 아름다운 것이죠.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식물 중에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식물도 있을 것이고 잎이나 줄기가 가장 아름다운 식물도 있습니다. 그것을 분해해서 가장 아름다운 것만 모아 재조립하는 것이 꽃 예술입니다. 아름다운 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입니까?
잘 알려진 노래가사에도 나오듯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인간에게 붙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일는지도 모른다. 죽는 날까지 꽃을 만지다 그대로 고꾸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꽃밭에서 숨을 거두고 싶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이미 그의 삶 자체가 꽃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진실함과 열정이 있다면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꽃에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거기에 삶과 자연에 대한 진한 긍정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그는 사람들에게 꽃을 권하고 아름다움을 권한다. 기분 좋은 5월, 이웃을 위한 그리고 나를 위한 꽃 한 송이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_ 홍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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