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여행/호주 시드니, 캔버라 외

지구 반대편, 호주 시드니로! /시드니 이야기1

관광만이 목적이 아닌 긴 비행은 처음이었지만, 목적과는 상관없이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황홀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기체에 나의 모든 것을 맡기고, 하늘을 훨훨 난다는 것,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그런 감정의 교차점을 극복하며 비행을 시작했다. 밤에 주로

날아야 했고, 좌석이 이동하기 쉽지 않은 곳이어서 맨처음 비행할 때 같은 그런 진한 감동

을 주지는 못했지만.....



창에 서린 성에, 성에의 도를 지나쳐 얼음이 되어 맺힌 물방울들이 기온을 실감나게 했다.

화면을 가리키는 온도는 섭씨 영하 50도 정도였으니.....



호주 시드니 착륙이 가까워졌다는 안내방송이 들리고 고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푸른 바다, 그리고 숲과 해안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막 깨어난 하늘에는 한 줄의 노을빛이 아직 머물고 있고, 맑은 하늘을 보며 10시간 30분

만에 드디어 시드니에 도착했다. 공식 명칭은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이라고

한다.




일단 시내를 통과하여 주택가로 이동을 하였다.

시드니 사진으로 무수히 보았던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 등 눈에 익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래 사진은 하버브리지 위를 달리는 장면이다. 80년 전에 만들었는데도 100년 뒤를 내다보며, 왕복

8차선으로 설계를 해서, 그 당시에는 미쳤다는 소릴 들었다는 하버다리.....지금 80년이 지났는데도

통행량이 넘쳐 지하터널까지 만들어서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안목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

다.




오른쪽에 마련된 운전석, 오른쪽길로 운행하는 차가 영 어색하였지만, 여기저기 살펴 보며 자리잡

은 한국인들이 많이들 산다는 주택가로 향했다.

동네마다 골목이 거의 비슷하다. 집앞에는 잔디밭이 있고, 나무가 몇 그루 있고, 건물이 길다랗게

있고, 또 건물 반대편에는 수영장이나 잔디밭, 빨래건조대가 있는 그런 모습들, 건물 색깔도 거의

같아서 길을 잃으면 찾기가 힘들 것 같았다.




머물게 된 큰집 바로 옆에는 공원이 있어서, 아이들이 좀 시끄럽기도 했지만, 경치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았다.



마당에는 수영장이 있고, 나무에는 새들이 와서 어찌나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지구 반대편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낯선 집 구조나, 주변 풍경을 보면서

조금씩 느낄 수가 있었다. 맑은 공기, 그리고 여유로운 모습들.....

그런데 주택가엔 도무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아침에 도착을 한 관계로 오전에는 집 주변을 구경하고, 호주의 방송을 보면서 보냈다.

점심 때는 이스트우드란 한국인 거리를 방문해서, 한식을 먹었다.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한국에 있는

물건이나 음식들이 없는 것이 없다고 했다. 가격만 두세 배 정도여서 비쌌지만, 물가와 소득을 생각하면

거기 사람들은 그리 비싸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보통 찌개 값이 7달러에서 10달러, 호주달러니, 우리

돈으로 따지면 7,000원에서 만원 정도이고, 냉면 값은 무쟈게 비쌌다. 13-5달러이니, 13000원에서 15000

원 가까이.....

우리가 머문 곳은 시드니 씨티의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형성된 곳이다. 시드니는 하버다리를 중심으로

남쪽이 시내 중심가인 시티라고 불리고, 북쪽은 주택가가 많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호주의 20여개 주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NSW(New South Wales)주의 제일 큰 도시 시드니, 배가 항구 깊숙히 들어

올 수 있을 정도로 수심이 깊어서 세계 3대 미항에 속한다. 그 세곳 중에서도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니, 가장 아름다운 항구라고 시드니 사람들이 가장 자랑하는 도시이다.

가장 부촌은 시드니 시티의 동부해변이라고 한다. 해변에 위치한 집들인데, 엄청 비싸다는.....며칠 뒤

시드니 씨티 투어에서 방문을 하게 되는 곳이다. 우리가 묵은 곳은 한국인 이민자들이 제일 처음 와서

가장 많이 살았다는 스트라스필스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한두 번 이사를 해서 사는 동

네라고 한다. 학군이 좋아서 한국인들이 많이 산다고 했다.

에핑역이나 이스트우드역 부근엔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 수퍼, 미용

실, 옷가게,병원 등등 없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스트라스필드가 제 1의 한인촌이라면 이 근처는 제

2의 한인촌이라고들 부른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이스트역부근이다. 야자나무 같은 커다란 나무가 열대

지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기기도 하고...









저녁 때는 온 식구들과 같이 담소를 나누고, 그 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가족은 오랜만에 만나도 역시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은 듯.....

밤이 깊어도 쉬 잠들지 못했다. 이렇게 지구 반대편에서의 하루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