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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 남부

소래산에서

너무 오랜만에 산에 올랐다.

산에 갈 시간도 안되고, 시간이 나는 날도 원정산행을 하시곤 하니, 산에 갈 엄두를 못 낸다. 요즘 너무 운동이 부족해서 이번 주는 지독한 목감기로 1주일 이상 고생을 하고 있다. 이런저런 일도 시달리고, 운동이 부족해서 몸이 영 개운치를 않았다.

토요일 오후, 막바지 기침과 가래를 없애기 위해 병원에 들렀다가, 소래산에 올랐다. 몸이 안 좋아서 마음도 먹지 않았다가 갑자기 간 거라, 차에 있던 운동화와 겨울 모자를 쓰고 올랐지만, 만족스러웠다. 3시 50분에 오르기 시작해서 쉬엄쉬엄 올라가니 공기가 너무 좋다. 싱그러운 초록 향기에 묻혀 목이 뚫리는기분이 들었다. 이 산은 뭐 40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내가 오른 쪽은 가파른 돌계단이 있어서 조심을 해야 한다. 아래쪽에는 야생화동산이 조성되어 있고, 몇몇 시인의 시비도 마련을 해 놓아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사진도 찍고 하니 여간 기쁘지 않았다.

때마침 어느 유치원에서 가족 등반대회를 하고 있어서 유치원 아이들과 아빠 엄마들까지 저 정상을 다 올랐으니, 가족끼리 편안하게 산보하듯이 오르기엔 좋은 산이다. 또 한 무리는 반대쪽에서 산을 넘어서 이쪽 약수터로 올라오는 중학생 팀이 있었다. 녀석들은 어찌나 시끄럽던지....이 곳에선 웬지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날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결국 정상에서 전에 같이 근무했던 남자 후배를 만났다. 어찌나 반가워 하던지....딸아이 유치원 행사에 아빠 엄마가 다 참가한 것이었다. 그 후배는 통통한 얼굴에 캐릭터까지 그리고 어찌나 귀엽던지, 그리고 그 딸도 얼굴에 캐릭터를 그리고.....덕분에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외곽순환도로가 멋있게 뻗어있다. 멀리 계양산과 인천 앞바다도 보이고..부옇게 흐려서 선명하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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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아마 부천이나 광명쪽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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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도 역시 서해바다쪽,시흥들판쪽, 아까 순환도로와는 각도를 다르게 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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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 비탈진 곳에 조성된 야생화 동산에 세워둔 시비. 너무 화려하지 않고 나무에 새겨진 것이 무척 안정적이고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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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름을 확실하게 알게된 때죽나무, 초록잎 밑에 별들이 조롱조롱 환하게 매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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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산은 자주 들르던 곳인데, 아주 오랜만에 갔더니, 마애불상을 볼 수 있는 곳을 멋지게 단장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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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를 지나 조금더 올라가면 나타나는 곳, 바위에 그려진 마애불인데, 사진으로 잘 안 나왔다. 조각을 한 것이 아니라, 하얀 선으로 그려놓은 것이라 똑딱이 카메라엔 사진에 잘 잡히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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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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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래산은 부천의 성주산과도 연결되어 있고, 은행동 쪽이나, 만의골 쪽으로도 오르는 등 주로 평평한 길을 몇 시간 정도는 산행할 수 있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부천과 시흥, 안산 지역의 사람들은 매우 아끼는 산이다.높지는 않지만, 정상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서해바다도 보이고, 사방이 탁 트여 있어서 아주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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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동산에 전에는 야생화가 꽤 많았는데, 제대로 관리가 되질 않아서 철쭉 등 흔한 것들만 무성하다. 앙증맞은 야생화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할 듯....말이 야생화 동산이지 거의 없었다. 겨우 발견한 야생화 몇 가지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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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의 옥잠화는 벌써 다 지고 열매가 맺혔는지, 아직 필 철이 되지 않았는데,...다른 종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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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무성한 사이사이, 몰래 숨어 자란 듯한 뱀딸기......내 기억으론 물가에 많이 있던 뱀딸기였던 것 같은데, 산이라도 이 쪽은 골짜기에 가까워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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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등산로 입구 인공폭포 쪽에 환하게 피어 있는 노랑붓꽃. 너무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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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폭포 앞에 세워진 동그란 돌탑에 담쟁이가 발을 뻗어아주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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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의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오는 길에 찍은 장미꽃탑. 요즘은 줄장미들이 다른 나무들을 예쁘게 장식하는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며 희열을 얻는 것인지 장미꽃탑들이 여기저기에 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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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내려오는 시간은 더 빠르다. 산 같지도 않은 산이지만, 요즘의 내 수준에는 딱 맞는 산이다. 이제 해가 길어졌으니 퇴근하면서 짬 나면 종종 들르고 싶다. 몇 번이나 실행할 지 장담은 절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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