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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호주 시드니, 캔버라 외

무사귀환

잘 다녀왔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오래 떨어져 살게 되는 큰 딸아이와의 이별이 가슴아팠지만,

여름 나라에서 땀 뻘뻘 흘리고 돌아왔습니다. 무리한 일일관광일정으로 온몸이

피곤하지만, 뻗을 시간이 없습니다.

호주로 이민 가신 남편의 형님이 계셔서 그 집에 아이를 맡기고 왔답니다. 눈치

밥 먹이는 게 아닌가 해서 가슴아프기도 하지만, 문화를 경험하고, 사촌들과도

교류를 하자는 의미, 그리고 끝모르고 치솟는 외화폭등에 외화낭비를 조금은 줄

일 수 있다는 협의 하에서요....

헤어질 때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쿨~~하게 빨리 출국심사를 받으러 들어와버렸

지만, 오는 내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어린애도 아니고, 성인이건만....

장남인 아주버님은 결혼초부터 시부모님을 우리에게만 맡겨서, 늘 남편과 저에게

빚진 느낌을 갖고 계셨거든요. 이번에 하도 집에서 공부하도록 하라고 하셔서 그러

긴 했지만, 손윗동서인 형님과 조카들에게는 생활리듬이 깨져, 부담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게 갔는데, 제가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하면서 교통정리를 잘 하고 온

셈이랍니다. 무척 잘 해주셨고, 걱정 했던 것 보다잘뒷바라지할 각오를 하고 계시더

라구요....

그래도 무척 미안합니다. 거기는 주택가에 버스 등이 많이 안 다녀서, 근처의 역까지

는 아침, 저녁으로 픽업을 해 주어야하기 때문에.....물론 교육비야 우리가 댄다고 하

지만 군식구 한 명 더 붙으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요??? 일단은 마음 편히

생각하려구 합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니.....

봄방학은 교사들에겐 아이들처럼 쉬는 날들이 아니랍니다.

무척 바쁘죠---

새학년 맞이 준비를 위하여 학교 교실이며, 특별실이며 재배치도 해야하고,

개인적인 짐도 옮겨야하고, 학급배정에 따른 새로운 맞이 준비로 분주한 시간

을 보내야합니다.

그런 시기에 외국 간다고 자리를 비우게 되어, 미리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느라

2월은 정말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보냈습니다. 갑자기 생긴 중요한 일까지

지장없게 완벽하게 처리하느라 정말 진땀이 났거든요. 그런데도담임 및 업무배정

등을 하는 날, 출근을 할 수 없었기에, 윗분들에게는 찍히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또

동료들에게는 싸 놓은 짐을 옮겨달라고 부탁도 해야했기에,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폐를 끼친 분들께는 작은 선물 하나씩 건네고, 식사도 한 번 할 생각을 하고 있습

니다. 누구든지 피치못할 사정이 생길 수 있으니.....그래도 군말 않고 그 많은 짐

을 잘 옮겨준 분들께 정말 고맙답니다.

어쨋든 평소에 닦아 놓은 인간미와 플러스 알파를 믿고 씩씩하게 다녀왔답니다.

덕분에 남들 퇴근하는데 아직도 일 하고 있으며, 따라 잡으려면 내일까지는 고전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 개학하기 전에 미리 다 준비해놓고 하지는 못했지만, 내일이면

짐 깨끗이 정리가 될 듯 하니까요. 이리저리 선생님들 짐 옮기느라 이사하는 거와 비슷

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짐 싸는 게 힘들잖아요. 물론 정리도 힘들지만, 진짜 집의

이삿짐과는 다르니까요....

새로 쓰실 분께 욕 먹으면 안되니까, 쓰던 교실은 잘 정리하고 왔는데, 새로운 교

실은 또 내 맘 같지 않게 구석구석 먼지라 대청소 하느라 온몸이 쑤십니다. 내일

은 쌌던 짐 다시 자리 잡아 정리하면 되겠지요. 물론 수업은 수업대로 다 하고, 많

이 맡게 된 업무 인수인계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지요.

암튼 바쁜 3월을 더욱 즐겁게 보낼 수 있을 만큼, 짧은 외도는 값진 것이었겠지요?

일단 갔으니, 최대한 많이 보자는 생각으로 딸과 같이 모처럼 시드니 근처의 관광지

여기저기를 돌아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자원, 강렬한 햇살과 아름다운

물빛, 광활한 땅을 나름대로 잘 살피고 왔습니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 여유는 한 며칠 보류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