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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보길도를 찾아서 6/목포의 눈물 목포에서 합류하기로 한 분이 계셔서 우리는 무조건 목포로 향했다. 원래는 5-6시쯤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소쇄원 찾는 시간과 관람시간으로 인해, 목포 도착을 7시 쯤에 이루어졌다. 삼학도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바닷냄새가 비릿하게 느껴지는 곳을 조금 헤매다가 우리는 만났다. 서울에서 따로출발한 동료들이, 낯선 곳에서 매일 보던 직원을 만났는데도 어쩜 그리 감회가 새롭던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서로 감격해 했다. 정이 무엇인지... 원래 목포 주변 하의도가 고향이신 그 분은 섬에서 배를 타고 낚시를 하며 며칠을 지낸 터라 얼굴이 완전히 아프리 카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우리와 합류하기로 해서 신경써서 저녁을 준비하셔서, 동생분이 하는 식당에서 특별히 마 련한 육회와 고기를 먹으면서 우리는 피곤한 다리를 ..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 5/담양 식영정에서 협곡 속의 원림을 빠져나오니, 땡볕에 온몸이 탈 듯 하다. 무더위가 어찌나 심각한지, 조금 전에 언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궜냐는 듯이 작렬하는 태양은 모든 사람들을 비웃는다. 비웃으라지. 우리는 차를 타고 왔던 길로 돌아왔다. 나는 가사문학관을 들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식영정 앞 에 차를 댔다. '息影亭'이란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이니 그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는 뜻이리라. 정철이 성산에 와 있던 시절 동문수학하던 친구이자 친척이었던 서하당 김성원이 스승이자 장인인 임억령을 기리기 위해 만든 정자라고 한다. 언덕 위에 지어진 식영정을 오르려면 돌계단을 걸어올라간다. 정자 주변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나무들이 사방을 에워 싸고 마루에 걸터 앉으니, 푸른 호수가 아련하다. 지금은 ..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 4/담양 소쇄원의 바람이 되어 이젠 소쇄원을 찾아갈 일만 남았다. 담양 시내로 들어가니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아까 음식점 주인에게 물어 두었으나, 이정표가 확실하지가 않고 길을 물어도 정확하게 알려주는 사람을 못 만나서 한참 고생을 했다. 문제는 그 소쇄원에 대한 이정표가 속속 이어지지 않아서 무척 헷갈리게 되었다. 그래서 좀 쉴 겸 대나무 박물관을 잠시 들렀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전시관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죽제품 전시 한 곳을 둘러보고, 길을 다시 물은 다음 소쇄원으로 향했다. 그 방향으로 잘 가기는 했는데, 사람들이 이야기한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서 헤매기도 하 여 이미 우리가 예정했던 시간보다 훨씬 지나버렸다. 그러나, 광주호 가는 길은 무척 아름다웠다..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3/메타쉐콰이어 가로수를 바라보며 다음 목적지는 그 유명하다는 담양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다. 시내로 들어가니, 소쇄원은 아래쪽으로 한참 내려가야한다고 해서 숲을 먼저 보기로 했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니, 바로 키가 큰 숲이 보인다. 남이섬에서 보았던 그 숲이 생각나서 환상에 젖었는데, 길이 생각보다 짧아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쭉쭉 뻗은 나무들을 보니 속 이 후련해졌다. 나무 사이사이에 심어놓은 보랏빛 맥문동꽃들이 나무들을 쳐다보듯이 위로 위로 온몸을 뻗어 자라는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렸다. 키 큰 메타쉐콰이어나무에게 화답이라도 하듯이 모든 기를 모아 위로위로 보랏빛 촉수 를 곤두세우는 맥문동, 빙그레 웃어주듯이 마냥 지켜서서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 그들의 조화가 얼마나 대견스러운가! 무언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 2/담양 대숲에서 동군산에서 호남고속도로까지 가는 길이 아주 좋았다. 요즘은 충청도 쪽이나 어디나 사통팔달 길이 잘 뚫려 조금만 정보를 빨리 알아도 편히 갈 수가 있다. 거의 고속도로와 다름없이 씽씽 달리는 차, 기분이 확 풀린다. 안 밀려서 너무 좋다고 한 것도 잠시, 백양사 IC근처에서 사고처리로 정체라는 안내가 뜬다. 아니나 다를까? 백양사 근처에서 한 시간 이상 을 거의 서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더 아래쪽에서 사고가 나서, 앞에서 갓길로 빠지던 차들을 따라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법규를 준수한 것을 흐뭇하게 생각하고, 만족하기로 했다.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니, 드라이브 하기에 너무 좋은 길이 나온다. 내장산 자락의 싱그러움에 푹 빠져서, 꼬불꼬불 길을 돌아 담양으로 향한다. "와. 호수다! ..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 1/행담도를 지나며 2박 3일 담양을 거쳐 목포, 해남, 그리고 보길도를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일찌 감치 출발하자고 하여, 7시 30분에 일행을 만났다. 차 두 대가 가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런 일로 불참자가 두 명이나 생겨서 한 대로 출발을 했다. 서해안으로 서해안으로.... 여행은 늘 설렘으로 다가오고, 출발할 때의 기분은 늘 들뜨게 마련이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뜻이 깊다. 가족들을 떨치고 동료들이랑 홀가분하게 떠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서해대교다. 아침 햇살이 아직은 설익었는데도, 무덥기만 하다. 바다 위라고 창문을 열어도 덥기만 하다. 행담도를 그냥 치나칠 수는 없지. 아침 요기라도 하고 가자고, 진입로로 들어선다. 빽빽한 차들, 휴게소 만들 때의 비리가 떠들썩하게 메스컴을 오르내리던 것도 생각났지만, 그 래도 .. 더보기
안개 낀 북한산 20여일 만에 다시 북한산을 찾았다. 아침 8시, 눈을 뜨니 비가 오지 않았다. 토요일 저녁, 지하철역 출구를 빠져나오자, 비가 엄청 쏟아졌다. 저녁을 많이 먹어 잠시라도 걸을 요량으로, 우산을 샀다. 와, 그런데 비가 문제가 아니라 돌풍이 불어 10분 정도 걷는데 우산이 세 번이나 뒤집어졌다.5000원짜리 삼단우산이 약하기도 했겠지만, 우산을 쓰나마나 옷이 다 젖었다. 그래서, 일요일에도 비가 온다기에 산행을 가야할 지 말아야할 지 결정을 못 내리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잠이들었는데,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부지런히 아침 준비를 해서 식구들과 먹고, 설겆이는 할 시간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다.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물을 끓여서 보온병에 담고 이것저것 물건을 챙겼다. 9시 3.. 더보기
해골바위를 보면서 세번 째 산행은 어제 다녀왔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는데, 원래 두번째 주가 쉬는 토요일인데, 출근을 하라더니, 안해도 된단다. 갑자기 시간이 생겼으니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일은 그대로 쌓여 있으니, 그냥 나가서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일요일날 하기로 하고, 산행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전날 모임이 있어서 늦게 귀가해서 컨디션이 어떨지 몰라서 갈까말까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7시. 가도 될 것 같았다. 일 주일에 두 번 산행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래도 그냥 집에 있으면 요즘 뒤숭숭한 마음에 일도 잡힐 것 같지 않아서,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아침준비를 했다. 콩나물국도 끓이고...그래놓고 정작 나는 먹을 시간이 없었다.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서 나섰다. 벌써 9시 10분,.. 더보기
눈 내린 북한산에서 화요일에 눈이 내렸다. 출근을 해서 일을 보고 일찍 나오면서 눈 때문에 북한산은 얼마나 아름다울지를 상상하니 산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어서 일을 빨리 마무리 하고 다음날 산에 가기로 작정을 했다. 9일부터 출근이라 마지막 남은 휴가 하루를 눈산과 함께 하기로 하고, 저녁반찬을 여러 가지 해두었다. 욕 안 먹으려면....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마음 먹었기에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구파발역으로 나갔다.효자비에서 출발을 했다. 눈이 와서 산은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웠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나무들은 눈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산길은 정말 미끄러웠다. 오늘은 바위를 거의 타지않고 완만한 길로만 돌아서 간다고 하셨는데도,.. 더보기
빛을 거부하는 바다 너무 밝아서 눈부신 바다, 빛을 거부하는 바다는 늘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아니, 너무 쓸쓸해 보여서 오히려 텅 빈 가슴 한 곳에 바닷물이 꽉 차는 것만 같다. 금요일대낮의 동막리 앞바다는 절반쯤 물이 빠져 개펄이 드러나 보였다. 절반쯤 가득찬 바닷물에 아이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뻘에서는 조개를 줍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제 물이 들어오는 중, 뻘은 점점 짧아지고.... 작은 숲에선 고기 굽는 젊은이들, 그들에겐 그릴에 굽는 삼겹살이 먹거리가 아니라 그저 신나는 놀이의 일종으로 보였다. 두 대나 되는 버스에 60여 명의 사람들이 탔지만, 배부르게 먹은 점심 탓에 그저 차에서 잠을 자는 이들도 있고, 제일 먼저 모래밭으로 뛰쳐나간 나였지만 뻘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더보기
앵두나무집 선재도 초입에는 앵두나무 빨갛게 익어가는 집이 있다. 이름도 있을까말까한 작은 바닷가, 서해안의 대명사인 개펄은 없고, 아니 개펄은 있되 잔잔한 모래가 마당처럼 펼쳐진 곳에 앵두나무 다닥다닥 열린 횟집이 있다. 저만치 바라보이는 목섬이 매일 지켜보아서일까 빨갛게 빨갛게 앵두가 익어도 주인은 딸 생각도 않고, 그저 먹고 싶은 대로 따가란다. 살기에 바빠서 아는 노래라고는 몇 곡 없는 어머니, 그 어머니에게서 자주 들었던 그 노래가 생각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시집살이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 주로 부르셨다던......그 시집이 아마 그 바닷가였다면 엄마의 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끔 생뚱맞게 떠오르는 생각들, 바빠서 정신없이 살았을 때는 그저 녹슨 듯만 하던 머리에서그래도 이런저.. 더보기
북한산에 오르다 1월 25일, 드디어 처음 산행에 참가했다.나는 차를 가지고 갔기에 구파발역을 지나쳐서 고양시 쪽으로 더 갔다가 오는 바람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인공폭포가 어딘지 알 지도 못했기에 산악대장 딘님과 통화를 하고 차에서 기다렸다. 산악회라고 해서 많은 분이 오셨을 줄 알았는데 딘님과 모르는 남자분 한 분이차에타셨다.사람이 좀 많았으면 좋겠고 여자들도 있으면 좋을텐데여자 혼자서 따라 가려니허전하긴 했지만 이미 나왔으니 안 갈 수도 없고 용감하게 따라 나섰다.의상봉을 비롯해 칠봉을 건너야 한다는데,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내가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다. 겨울 속의 봄처럼 따뜻한 날씨, 개나리 꽃눈이 금방 노란 꽃을 내밀듯이 물이 올라 있는 산길을 걸으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늘 찌든 공기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