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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오르다 1월 25일, 드디어 처음 산행에 참가했다.나는 차를 가지고 갔기에 구파발역을 지나쳐서 고양시 쪽으로 더 갔다가 오는 바람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인공폭포가 어딘지 알 지도 못했기에 산악대장 딘님과 통화를 하고 차에서 기다렸다. 산악회라고 해서 많은 분이 오셨을 줄 알았는데 딘님과 모르는 남자분 한 분이차에타셨다.사람이 좀 많았으면 좋겠고 여자들도 있으면 좋을텐데여자 혼자서 따라 가려니허전하긴 했지만 이미 나왔으니 안 갈 수도 없고 용감하게 따라 나섰다.의상봉을 비롯해 칠봉을 건너야 한다는데,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내가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다. 겨울 속의 봄처럼 따뜻한 날씨, 개나리 꽃눈이 금방 노란 꽃을 내밀듯이 물이 올라 있는 산길을 걸으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늘 찌든 공기만.. 더보기
가을에, 불륜을 가을에, 불륜을 황경순 그녀를 만나면 큰일을 저지르고 만다 만지면 터질 듯한 말랑말랑한 젖가슴을 살살 만지다 보면 딱딱한 꼭지가 반항을 한다 그러나 어느 새 젖어드는 혓바닥,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쩝쩝 입맛을 다시다 말캉말캉한 그것을 입으로 쓱 핥고 혓바닥을 굴리며 인사이드 키스를 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고 그녀에게 푹 빠져서 심장이 터질 듯 그예 그녀를 송두리째 범하고 만다 날름거리는 혓바닥에 붉은 혈흔을 남긴 채, 남몰래 울고 있는 감꼭지, 입가에는 그녀의 순결이 묻어나고 가을은 더욱 깊어간다. -미네르바 2006 여름호- 더보기
원추리꽃 해마다 여름이 되면 원추리꽃을 닮아 내 마음도 붉어간다.길게 목을 늘어뜨리고 누구를 기다릴까?기다림이 애처로워 더욱 마음이 가는 꽃, 원추리꽃 더보기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었다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었다 황 경 순 해수관음을 보는 순간, 나는 바닷물이 되었다 바닷물이 된 내가 바닷속 물고기 떼와 함께 해수관음을 향해 흘러간다 해수관음의 손길이 미치는 곳마다 물고기들의 팔딱거리는 아가미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이 느껴지고 몸을 스치는 해초들의 부드러운 감촉에 몸을 맡겨도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져도 그 관능, 그 아픔을 이기며 나를 채찍질 한다 그 눈길이 미치는 곳마다 들어가는 이, 나오는 이 가슴 속에서 기나긴 행렬을 벗어나 해탈의 미로를 순식간에 빠져 나간다 나는 오늘, 일몰 따라 밀려오는 해수관음의 붉게 단장된 넓은 품에 나를 맡기며 드디어 나를 온전히 멈추었다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었다. -'미네르바 2006 여름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