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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백일홍 화들짝 피고 배롱나무,목백일홍꽃이 무성하다.소쇄원 가는 길에는 가로수처럼 피어 있던 백일홍,분홍, 빨강, 하양, 보랏빛까지....오종종한 꽃망울들이 백일 정도 피어 있을 수 있다니그 화사한 모습에무더위도 한풀 꺾인 듯 하다.사진은 소쇄원 앞 도로가에 피어 있는 모습 더보기
소쇄원에서 물길을 다리로 삼은 소쇄원 담장,계곡의 물길도 살리고 담장도 살리고...어디서 이런 지혜가 나왔을까? 더보기
안개 낀 북한산 20여일 만에 다시 북한산을 찾았다. 아침 8시, 눈을 뜨니 비가 오지 않았다. 토요일 저녁, 지하철역 출구를 빠져나오자, 비가 엄청 쏟아졌다. 저녁을 많이 먹어 잠시라도 걸을 요량으로, 우산을 샀다. 와, 그런데 비가 문제가 아니라 돌풍이 불어 10분 정도 걷는데 우산이 세 번이나 뒤집어졌다.5000원짜리 삼단우산이 약하기도 했겠지만, 우산을 쓰나마나 옷이 다 젖었다. 그래서, 일요일에도 비가 온다기에 산행을 가야할 지 말아야할 지 결정을 못 내리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잠이들었는데,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부지런히 아침 준비를 해서 식구들과 먹고, 설겆이는 할 시간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다.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물을 끓여서 보온병에 담고 이것저것 물건을 챙겼다. 9시 3.. 더보기
대나무 문신 대나무 문신 담양 대숲 한켠에는 가슴에 문신을 새기는 대나무들이 산다 초록 살갗을 칼로 파내면 드러난 하얀 살점이 붉은 빛으로 생기를 띨 때까지 너무 아파서 주변 가지들을 부여잡고 문신을 새긴다 나약함을 달래려는 푸른 용무늬, 호랑이무늬 대신 그 이름, 그 얼굴, 그 심장의 순서로 한 점, 한 획, 붉게붉게 깊숙히 새긴다. 사철 푸른 대나무 그 단단한 가슴으로도 버틸 수 없는 것들이 그리도 많던가 대숲에 바람이 일면 텅 빈 몸뚱아리들이 한꺼번에 울고 붉은 피톨을 가진 그들이 살아 움직여 메아리치기를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새겨보는 것은 사 랑 한 다 그 한 마디 2006.7.16 더보기
우리는 매일 새로운 우상을 꿈꾼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우상을 꿈꾼다.텔레비전에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섬기는 특별한 것들을 보았다.어느 나라에서는 오래된 텔레비전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사람들이 절을하며 소원을 빌고 있었다.오래된 라디오들을 수집해놓은 사람이 죽은 후, 그 곳을 들른 사람이앓고 있던 병이 나았다고 해서, 그 집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기도를한다.어느 절에서는 동전을 부처의 몸에 붙이며 소원을 빌고, 동전을 삶은 물로 목욕을 하면 병이 낫고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사람들마다 마음이 허한 곳이 있기에, 무언가에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기도라고는 잘 하지 않는 내가, 우리 애들이 시험을 볼 때는 정말 절실하게 기도를 하게 되었다. 어딘가 기대고 싶은 인간의 나약함....자꾸자꾸 자기 최면을 걸며 기대고 싶은 마음.... 더보기
연꽃을 보며/박제천 연꽃을 보며 박제천머리가 띵하도록 더운 날엔얼음 채운 소주로 불을 달구고가쁜 숨 몰아쉬며너에게 찾아가리가슴에 들끓는 욕정부르르 떨리는 핏줄이손목이며 목줄기에 퍼렇게 드러나도록추스리며 너에게 달려가리달려가 거추장스러운 옷가지 벗어제치고 불덩이가 된 이 내 몸을 너에게 던져주리손톱 끝에 발톱 끝에수 만개의 머리카락 끝에전기가 일도록네 속에 이 내몸을 잠기우리모든 불을 재우고너와 함께 쉬다가 깔깔거리며 달겨드는 내 영혼을살껍질로 다시 싸 안으리물이여. 더보기
행복지수는? 사무실에서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앞뒤를 바꾸는 작업인데, 일종의 숙원사업이기도 했지만, 확 뒤집고 보니 손이 여간 가는 게 아니었다.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찌든 때를 닦아내고, 인부를 동원해서 선을 정비하고, 가구를 옮기고, 이틀에 걸린 일을 마무리하고 보니, 기분이 상쾌하다.새로운 방향에서 보는 꽃밭, 그리고, 새로운 바람.동양란의 하늘거림마저 여유로워보이는 날,작은 것에서 이렇게 여유가 생기는 것을....책상의 위치가 바뀌니 상사의 얼굴이 코앞에 와 있어서 좀 민망스럽긴 했다.그런데, 볼펜 건네주기가 무척 편안해지고...옮기면서 주인을 잃은 체침기, 불필요하다고 수확한 스테플러 하나까지...온몸이 쑤셔오는 육체적인 피로도 잊은 채행복도, 불행도작은 변화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더보기
해골바위를 보면서 세번 째 산행은 어제 다녀왔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는데, 원래 두번째 주가 쉬는 토요일인데, 출근을 하라더니, 안해도 된단다. 갑자기 시간이 생겼으니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일은 그대로 쌓여 있으니, 그냥 나가서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일요일날 하기로 하고, 산행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전날 모임이 있어서 늦게 귀가해서 컨디션이 어떨지 몰라서 갈까말까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7시. 가도 될 것 같았다. 일 주일에 두 번 산행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래도 그냥 집에 있으면 요즘 뒤숭숭한 마음에 일도 잡힐 것 같지 않아서,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아침준비를 했다. 콩나물국도 끓이고...그래놓고 정작 나는 먹을 시간이 없었다.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서 나섰다. 벌써 9시 10분,.. 더보기
눈 내린 북한산에서 화요일에 눈이 내렸다. 출근을 해서 일을 보고 일찍 나오면서 눈 때문에 북한산은 얼마나 아름다울지를 상상하니 산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어서 일을 빨리 마무리 하고 다음날 산에 가기로 작정을 했다. 9일부터 출근이라 마지막 남은 휴가 하루를 눈산과 함께 하기로 하고, 저녁반찬을 여러 가지 해두었다. 욕 안 먹으려면....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마음 먹었기에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구파발역으로 나갔다.효자비에서 출발을 했다. 눈이 와서 산은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웠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나무들은 눈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산길은 정말 미끄러웠다. 오늘은 바위를 거의 타지않고 완만한 길로만 돌아서 간다고 하셨는데도,.. 더보기
가시연꽃 세상 살기가 그리 무서웠을까?사방은 물, 이미 요새는 갖추어졌는데도,가시연꽃은 완전무장을 한 걸까? 더보기
빛을 거부하는 바다 너무 밝아서 눈부신 바다, 빛을 거부하는 바다는 늘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아니, 너무 쓸쓸해 보여서 오히려 텅 빈 가슴 한 곳에 바닷물이 꽉 차는 것만 같다. 금요일대낮의 동막리 앞바다는 절반쯤 물이 빠져 개펄이 드러나 보였다. 절반쯤 가득찬 바닷물에 아이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뻘에서는 조개를 줍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제 물이 들어오는 중, 뻘은 점점 짧아지고.... 작은 숲에선 고기 굽는 젊은이들, 그들에겐 그릴에 굽는 삼겹살이 먹거리가 아니라 그저 신나는 놀이의 일종으로 보였다. 두 대나 되는 버스에 60여 명의 사람들이 탔지만, 배부르게 먹은 점심 탓에 그저 차에서 잠을 자는 이들도 있고, 제일 먼저 모래밭으로 뛰쳐나간 나였지만 뻘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더보기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도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도 황경순 얼음구멍을 뚫고 얼음처럼 속이 훤히 비치는 별빙어를 낚는다. 불빛을 찾아 모여든 별빙어 떼는 얼음 구멍 속을 도는 투명체의 작은 별들이다. 동심원을 따라 빛을 내며 빨려 들어오는 별들, 별빙어 떼는 강물에 찬란한 빛을 가득 풀어 놓는다 저 혼자서는 보이지 않는 별, 빛을 받으면 비로소 투명한 빛을 내는 별, 그가 있을 때 나는 나 자신이 투명하다 못해 스스로 빛을 내는 줄만 알았어 별이 많아지면 그가 돌아올 거야 불빛 하나로 자꾸자꾸 별을 낚는다. 열 하나, 열 둘, 열 셋…… 아무리 낚아도 줄어들지 않는 별…… -2006미네르바 여름호- 더보기
기와집 청기와집도 아니고, 그냥 기와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이 초복이라고, 모임에서는 복땜을 하기로 했다. 어릴 적에는 복날이 좋았지. 닭다리라도 하나 얻어 먹을 가능성이 큰 몇 안되는 날 중의 하루였으니까. 하다 못해 수박 한 조각이라도 얻어먹을 가능성이 큰 날이었으니까.... 영양탕이라는 것을 두 번째로 맛을 보았다. 안 먹으면 손해라고 하도 부추겨서 며칠 전 맛을 보았는데 역시 먹기가 안좋았다. 그런데 오늘은 먹을 만 했다. 백숙과 더불어 먹고 나니, 별 거 아니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 익숙해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지. 순대를 못 먹었는데, 지금은 안 먹으면 가끔 먹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 것처럼. 앞으로도 나는 낡은 기왓장에 익숙해지듯, 그 맛에도 익숙해질 것도 같은..... 더보기
앵두나무집 선재도 초입에는 앵두나무 빨갛게 익어가는 집이 있다. 이름도 있을까말까한 작은 바닷가, 서해안의 대명사인 개펄은 없고, 아니 개펄은 있되 잔잔한 모래가 마당처럼 펼쳐진 곳에 앵두나무 다닥다닥 열린 횟집이 있다. 저만치 바라보이는 목섬이 매일 지켜보아서일까 빨갛게 빨갛게 앵두가 익어도 주인은 딸 생각도 않고, 그저 먹고 싶은 대로 따가란다. 살기에 바빠서 아는 노래라고는 몇 곡 없는 어머니, 그 어머니에게서 자주 들었던 그 노래가 생각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시집살이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 주로 부르셨다던......그 시집이 아마 그 바닷가였다면 엄마의 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끔 생뚱맞게 떠오르는 생각들, 바빠서 정신없이 살았을 때는 그저 녹슨 듯만 하던 머리에서그래도 이런저.. 더보기
수련 수련을 보면늘 가슴이 아리다물 위에 떠서물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물의 저항을 받으며 늘 싸워야하기 때문일까? 더보기
詩/파블로 네루다 시 (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