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골은 투명하게 빛나고
11월 아침
수백만평의 습지, 갯골에는
모새달의 하얀이삭들 바람에 휘날리며
하얀 눈물 방울을 뚝뚝 매달고
눈길을 모은다.
갈대처럼 흔들리며
하얀 촉수를 내민 모새달 이삭들이
수백만개의 하얀 눈망울을 굴리며
눈 달린 모든 것들을 유혹한다.
아니
눈 없는 바람도,
그저 흐르는 바닷물도
저절로 으스스 떨게 하며
갯골에서 둥글게
몸부림치고 있다.
대면대면한 그의 눈빛에
공허로운 내 마음도 잡고,
떠나갈 그 사람도 왈칵 잡을 수 있는
그런 눈물로,
투명한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추고 있다.
*모새달 : 바닷가 습지에 사는 벼목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