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남해안 동부

남해, 보리암

박경리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여행 중에 접하고 가슴이 아팠다.

빈소가 마련되었을 것 같아서 하동의 최참판댁을 꼭 들르고 싶었다.

하동의 녹차밭까지 겸해서 바라보고 싶지만,또 언제 오랴?

남해의 푸른 바다가 나를 붙든다.

진주에서 사천으로 빠져남해로 길을 잡았다.

남해해안 도로를 따라 달려보고,보리암을 보기 위해서다.



창선,삼천포대교의 아름다움은 정말 대단했다.

차들이 복잡하여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사방으로 뻗은 대교와 섬들, 그리고

바다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전에는 밤에 해안도로를 달려서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는데,

남해도의 해안도로 역시 그냥 지나치고 싶은 곳이 없었다.

독일마을, 건축물들이 독일을 닮아서 지어진 이름인 듯, 바다를 바라보며 환상적

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쉼터까지 있는 어느 마을 앞에서 잠시 머물렀다. 이 곳에 1주일만이라도 머물고

싶어졌다.


여행객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작은 찻집.

한 잔의 커피와 어묵을 먹으며 저 멀리 보이는 바다와 섬들을 바라보면 눈이 시리다.

바다빛깔이 가는 곳 마다 다르다니!

하늘빛깔 또한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천차만별이다.



허름한 건물에 파라솔이 예쁘다.

손님들이 앉았던 자리를 치우는 작은 간이음식점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여유롭다.



어느 한적한 바닷가 음식점.

뚝배기 해물된장찌개가 맛있다 하여 시켰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도록 바닥에 창을 내고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주인의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야외에는 따로 자리를 만들

어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였고, 식물들로 숲을 만들어

장식을 하고, 아래뜰에는 물레방아와 작은 연못까지 만든 집이었다.

철쭉이 활짝 피어 있고, 작은 화분들이 오종종 놓여 있는.....

그리고 바다가 그 뒤로 버티고 있는....




또 달린다.

또다시 나타나는 새로운 도로, 바다, 그리고 산.....




어느 간이휴게소.

주인은 간 곳 없고 철쭉꽃만 바다와 함께 집을 지키고 있다.



한여름에는 펜션으로 쓰이는 깨끗하고 멋진 건물인데, 아직은 일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음료수나 제공하고 있는 듯 했다.

사면에서 바다를 볼 수 있게 만든 특이한 건물이기도 했다.



이번 여름에는 이 펜션에서 며칠 묵어볼까?



환상의 드라이브코스 한 켠에 닿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보리암.

보리암에는 초파일이 가까워 등 천지다.

온 세상을 밝히고자 사람들이 그리 붐비는 것일까?

보리암은 몇 단계를 거쳐야만 갈 수 있었다.

보리암이라는 표지판을 지나서 6킬로미터 이상을 차를 타고 주차장에 다다랐다.

5000원을 내고도 한참을 기다렸다.

주차장에는 기념품을 팔고 산나물을 팔고 음료수를 파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5월 치고는 너무 더운 날씨, 차를 이렬로 대기해 놓고, 보리암에서 차가 내려오기

를 기다렸다. 순환버스는 사람들을 쉼없이 실어날랐다. 무전기로 안내하는 주차

요원들. 30여분을 기다리니 10대를 올리란다.

가파른 산길을 서서히 차를 타고 오른다. 시멘트길인데, 공사중인 곳도 있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고, 한참을 오르고 나서야 보리암 입구 제2주차장에

닿았다. 이제부터는 흙길을 오른다. 등이 사람들을 환영하는 가운데, 다리가 아플

즈음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바위 가까이 가면 반대쪽으로 훤히, 남해바다가 한 눈에 보인다.

조망을 할 수 있도록 멀리 보이는 섬들의 이름도 적혀 있다.

왜 한려해상공원이라고 하는지 실감이 났다.

안개가 조금 끼여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 뿌연 기운이 섬을 싸고 있는 모습이

산안개처럼 보였다.

등을 더 달기 위해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바다를 바라보는 부처님의 표정은 늘 그대로

이겠지? 더 좋아하실까?





절벽 위에 어떻게 절을 세웠을까?

건물들은 층을 이루며 바위 사이를 비집고 서 있다.

그 사이 한 켠에 모란꽃이 활짝 피어 사람들의 눈을 끈다.



삼라만상 가운데서도 저 아름다운 바다를 매일 바라보시는 보리암의 부처님은

그래서 더 영험한 것일까?

보리암은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을 했다.





길가에 핀 꽃들.

한 가지에 다른 색으로 피어나는...

내려오는 길에 핀 등나무꽃 군락....

등꽃들 조롱조롱길을 밝혀 주고....



보리암 가는 길에 있는 福谷池.




'국내여행 > 남해안 동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지에 부산을!  (10) 2008.08.05
최참판댁, 박경리선생님 명복을 빕니다  (8) 2008.05.12
달아공원 일몰  (10) 2008.05.11
진해, 고성의 바다들...  (2) 2008.05.11
진해해양공원  (8) 200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