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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남해안 동부

졸지에 부산을!

참 좋은 세상이다.

어제 졸지에 부산을 다녀왔다.

친한 사람의 아버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부산에 가서 그렇게 짧게 머물기도 아마 처음일 것이다.

서울역에서 4시 30분 KTX 타고, 부산역에서 가까운 병원 영안실에 뚝딱 다녀왔다.

7시 17분엔가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인창병원에 도착, 한 40분 동안 문상하고,

다시 8시 40분 KTX 타고 돌아왔으니....서울역 도착하니 11시 30분, 나는 12시 30분

쯤 집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일산이 집인 친구는 1시가 넘어서 도착했다고 하니

더 피곤했을 거다.

피서 인파로 넘치는 부산에, 또다른 목적으로 후딱 다녀오려니, 차비가 좀 아깝긴

했지만, 북적거리는 부산의 분위기를 잠시 느껴보며 돌아왔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대합실, 온몸을 태워서 새까맣게 되어서 커다란 여행가방 들고 기차를 타는 사람들,

피곤한 기색이지만, 즐거운 마음이 얼굴에 가득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좀더 일찍 연락을 받았더라면, 일찍 출발해서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었을 거다.

어제 돌아가셨으니 오늘 시간이 여유 있었다면 오늘 일찍 출발해서 여유있게 다녀

와도 되었을 거다. 비록 상갓집에 가긴 했지만, 잠시 바닷바람을 쐬고 올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친구나 나나 할 일이 많으니.....

정말 기동력이 대단한 세상이다. 나는 친정 나들이 때 KTX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지

만, 같이 간 친구는 처음이라고 신기해 했다. 특히 역방향 좌석이 있다는 걸 잘 모르

고 있었으니 얼마나 재밌던지! 그 모임 멤버들 중에서 같이 간 친구가 나와 제일 친한

데, 올해는 서로 바빠서 자주 못 만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

면서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85세의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니 호상이라 사람들의 표정이 무겁지 않았다. 서울에서

내려간 다른 팀까지 있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엔 좀 아쉬운 시간이긴 했다.

원래 2남 1녀였는데, 작은 오빠 마저 미리 세상을 버렸다. 1남 1녀와 그 배우자들,

달랑 1명의 손자가 지키는 썰렁한 장례식장에, 멀지만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시가 쪽으론 친척이 너무 없어서 썰렁해질 것을

생각하니...

이 세상 소풍 왔다 가시는 길.

편히 가시길 다시 한 번 빌어본다.





<작년 겨울에 다녀온 부산 해운대, 지금 이곳은 발디딜 틈이 없는 인파로 붐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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