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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 여행기 1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 여행기

-영원한 물빛 하롱베이(Ha Long Bay), 천년의 달빛 앙코르와트(Angkor Wat)

Ⅰ. 영원한 물빛 하롱베이(Ha Long Bay)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어 캄보디아(Cambodia) 앙코르와트(Angkor Wat) 행을 결심했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주저없이 결정했다. 건강이 자신이 없어 그 곳만 볼 것인지, 다른 곳을 경유할 것인지 고심을 하다가 베트남(Vietnam)의 하롱베이(Ha Long Bay)를 함께 보기로 하였다. 갑자기 결정된 여행이라 저렴한 상품을 검색해보다가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 보기로 하고 결정을 했다.

2012년 1월 1일, 일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새해를 집 떠나는 것으로 맞으니 기분이 묘했다. 아무튼 떠난다는 것은 설레는 일!

공항버스를 타고 달리는 길, 날씨도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기분은 더 좋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사람들도 와서 여행사 직원에게 안내를 받고 있었다. 인천에서 캄보디아(Cambodia)의 씨엠립(Siem Reap) 공항을 경유하여 하노이(Hanoi) 노이바이(Noi Bai) 공항으로 향하는 노선이다. 파리에서 런던을 경유하던 날이 생각났다. 그 때는 얼떨결에 혼자 비행기를 갈아타야 해서 무척 긴장했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일행들과 가족이 있고 사전에 선택한 것이라 아무 걱정 없이 시간이 좀 많이 걸리는 것을 조금 염려하면서 검색대를 지났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공항에서 검색을 거친 후 면세점들을 돌아다닐 때는 신바람이 난다. 새해 첫날이라 장식들이 모두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축하는 하는 장식이라 더욱 축제 분위기가 났다. 가방, 시계, 화장품, 악세사리, 공예품 등등을 쳐다보며 한 시간 이상을 보냈다. 다리가 너무 아플 때까지 돌아다니다가 간단히 식사를 하고 129번 게이트로 향했다. 아시아 쪽만 그런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 항공사를 이용하려면 공항내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 전에는 버스로 이동을 하곤 할 때 보다는 훨씬 편리해진 것이다. 하나도 춥지도 않고, 깔끔한 시설이 정말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잠시 비행기를 기다리며 기념 촬영도 하고, 바깥에 눈 쌓인 활주로와 대기하는 비행기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여행이 실감이 났다.




우르르 타는 사람들 속에 섞여 처음으로 타보는 ‘스카이윙스아시아’ 비행기에 올랐다. 역시 저가항공사라 의자 등받이도 낡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색다른 경험이라 여기기로 했다. 그런데 아, 정말 어찌나 자리가 좁은 지… 각오는 했지만 6시간 동안 갈 일이 걱정도 되었다. 비행기는 생각보다 지체되었다. 기체에 눈이 많이 쌓여 있는지, 높이 올라가면 얼어붙을까봐 제설작업을 한다고 했다. 드디어 출발을 했는데 다른 때와 다르게 귀가 덜 먹먹해서 좋았다. 다행스럽게도 3자리 중 한 자리가 비어서 생각보다 편히 갈 수 있었다. 생각은 많았지만, 전날 짐 싸기를 늦게 시작한 덕분에 잠을 거의 설치고 1시간 정도 밖에 못 잤기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있어서 어깨는 좀 아파도 불편함은 덜 느낀 셈이다.

외국 항공사라고 하지만 한국인 승객이 거의 대부분이었으니,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앙코르와트에 대한 기대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기간이기도 하고, 특히 날씨가 일년 중 가장 여행하기 좋은 날씨라니 사람들이 많기도 할 것이다. 한국인 승무원도 있었고 우리나라 말로 방송도 해 주니 불편함은 전혀 없었지만, 기내식만큼은 정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가 그리웠다. 삼각김밥을 주로 하여, 과자와 요플레 등을 주었는데, 그나마 한국인들을 배려하여 김밥을 주는 모양이었다. 미리 메뉴를 알고 있었지만, 실망스러움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여행을 위해서는 먹어야겠기에 몇 가지를 먹었다. 커피잔은 또 어떻고? 차라리 종이컵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잡한 플라스틱 컵이었다. 음료는 그래도 다양한 편이라 파인애플주스와 토마토주스를 마셨다.

아무리 자리가 불편해도 비행기에서 보는 풍경은 해외 여행이 아니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온다. 씨엠립 근처에서 본 앙코르와트는 눈부셨다. 멀리 해자로 보이는 사각의 물길, 그리고 검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또 한 편으로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고, 섬들이 긴 산맥을 이루듯 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아, 저것이 바다인가? 호수인가? 들판인가?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곳이 바로 나중에 알고 보니 톤레삽 호수라고 했다. 며칠 전에 비가 내렸다더니, 농지가 범람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공항에 내리니 뜨거운 도시의 입김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아, 저 푸른 하늘, 새하얀 구름, 솟을대문처럼 하얀 구름덩이가 구름산을 만드니 마음이 온통 맑아졌다. 아마도 땀으로 뭔가가 다 빠져나가서 맑아진 듯, 겨울인데도 무성한 나무들이 또한 열대지방에 왔다는 느낌을 확 풍기게 해 주었다. 아담한 공항 건물, 그리고 사각의 작은 연못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사각의 나라, 사각의 도시 앙코르와트.....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다. 다시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경유지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는 씨엠립에서 바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우리처럼 경유하여 하노이로 가는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승객들은 거의 한국인이었다. 역시 아담한 기념품 가게들을 구경하였지만, 한낮의 찌는 더위는 정말 대단했다. 맥이 다 빠져서 그야말로 기진맥진할 수 밖에 없었다.

현지 시각, 3시 10분에 다시 탑승구를 통해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데 아까 내렸던 바로 그 비행기였으니, 반갑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꼭 내려서 타야만 하는 것이었을까? 국제법상 그런가? 암튼 자리도 역시 그 자리, 아무튼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1시간 50분 정도 비행을 한 후, 오후 5시 쯤 드디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씨엠립 공항과는 다르게 수도에 있는 공항이라 활주로가 두 곳이 있고, 길기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인천공항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공항 건물이 보이는 곳에 내렸는데, 셔틀버스를 타고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짐을 찾고 가이드 ‘이기현 부장’을 만났다. 현지 가이드도 동행하였고,

하롱베이로 가는 길, 1시간 정도 이동한 후 저녁 식사를 했다. 휴게소 겸 한정식을 취급하는 한국인 식당이었는데 삼겹살 훈제 고기가 나왔고, 월남 상추쌈 등 야채와 먹었는데 먹을 게 너무 없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간단히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살찐 사람이 하나도 안 보이는 것인가? 날씨는 생각한 것 보다 쌀쌀해서 잠바를 벗지 못했고, 식당은 다람쥐, 청설모 등의 커피와 각종 특산물을 파는 매장도 한 건물에 마련되어 있었다. 커피를 마셨는데 이름이 동물 이름이라 좀 기분이 께름칙했다. 살 건 아무 것도 없어 구경만 하고 다시 출발! 캄캄한 도로를 달려 비몽사몽간에 Crown Hotel에 도착한 시각은 9시 40분 쯤, 차가 안 막혀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도착했다고 한다. 호텔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침대가 삐걱거리고, 1급 호텔이라고 하는데,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창을 열면 바다가 보인다고 해서 아침을 기대하기로 했다. 부지런히 씻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11시 쯤 뻗어서 잘 잤다. 그 전날 잠을 설쳤으니....

8시에 집합이고, 6시에 모닝콜을 해 준다고 해서, 우리는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다. 6시 좀 넘어서 호텔식으로 식사를 했다. 역시 야채에다 빵 몇 조각, 그리고 죽, 쌀국수가 있었는데 별로 먹을 게 없었다. 동유럽의 굴랑쉬 같은 돼지뼈 푹 고은 것 같은 수프가 고소하고 맛있었다. 간단히 먹고 호텔 바로 뒷골목에 있는 시장구경을 갔다. 이 곳은 보통 하루에 시장이 두 번 열리는데,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열리고,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살 분량만 준비하여 판다고 했다. 과일과 야채가 무척 쌌고 싱싱했다. 고기는 냉장고가 없고 그냥 생고기를 잘라서 팔았다. 그 날 소비될 물량만 준비하여 즉석에서 판다고 했다. 우리 나라 4-50년 전의 모습처럼 보여서 안쓰럽기도 하고, 옛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는 시장 반대편을 돌아 마을 주변을 돌았다. 하롱베이는 아침부터 뿌옇게 흐렸다. 바닷가이기 때문에 이런 날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 정도면 아주 준수할 정도라니, 유람선을 타고 주변이 잘 안 보일까봐 걱정이 되었다. 호텔에서 바라본 집들과 바다가 아스라이 신비스럽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