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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바다로 가다/오이도, 대부도 바다로 가다서해의 배들은 기다릴 줄을 알아야만 한다.오이도 앞 바다의 배들이 물때를 기다린다.오이도 해양수산단지를 찾은 사람들과 함께 물때를 기다린다. 등대는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붉은 마음으로붉게 단장하고 영접할 준비를 하고 있다.가로등도, 전봇대도, 소형 스피커도, 구름까지도 모두 물때를 기다리며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여행자는 기다리지 못하고 달린다.대부도 방조제로 달린다.그러나 멈출 수 밖에 없다.넘실거리는 바닷물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목숨을 담보하고, 갓길도 아닌 갓길에 차를 멈춘다.세찬 바람에 볼이 얼얼하고 마후라를 여미며 서 있지만, 버틸 수가 없다.그래도, 순간의 공간은 바람을 잡지 못한다.초소에는 병사들이 보이지 않는다.바람을 잡지 못하므로.... 조금 가다 다시 멈춘.. 더보기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에서 인천국제공항 때문에 유명해진 영종도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영종도는 원래 "자연도(紫燕島)"로 불리웠으며, 이름 그대로 제비가 많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제비 대신에 갈매기가 많은 것일까?영종대교가 놓이기 전에 가 본 적이 없으니, 나의 체험을 담아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쪽에서 근무를 했거나 자주 가 본 분들은 이미지가 참 좋았다고들 한다.지금은 용유도까지 합하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영종도를 들어가려면 먼저 영종대교의 웅장함에 놀란다. 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했으니, 하루를 온전하게 투자하지 않고서는 결코 가 볼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서울에서도 한 시간이면 너끈하다. 사람들이 즐겨찾는 을왕리 해수욕장의 일몰은 늘 슬픔을 동반한 아름다움을 자아내지만,이제 호젓함을 찾아볼 수.. 더보기
보길도를 찾아서 1/행담도를 지나며 2박 3일 담양을 거쳐 목포, 해남, 그리고 보길도를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일찌 감치 출발하자고 하여, 7시 30분에 일행을 만났다. 차 두 대가 가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런 일로 불참자가 두 명이나 생겨서 한 대로 출발을 했다. 서해안으로 서해안으로.... 여행은 늘 설렘으로 다가오고, 출발할 때의 기분은 늘 들뜨게 마련이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뜻이 깊다. 가족들을 떨치고 동료들이랑 홀가분하게 떠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서해대교다. 아침 햇살이 아직은 설익었는데도, 무덥기만 하다. 바다 위라고 창문을 열어도 덥기만 하다. 행담도를 그냥 치나칠 수는 없지. 아침 요기라도 하고 가자고, 진입로로 들어선다. 빽빽한 차들, 휴게소 만들 때의 비리가 떠들썩하게 메스컴을 오르내리던 것도 생각났지만, 그 래도 .. 더보기
빛을 거부하는 바다 너무 밝아서 눈부신 바다, 빛을 거부하는 바다는 늘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아니, 너무 쓸쓸해 보여서 오히려 텅 빈 가슴 한 곳에 바닷물이 꽉 차는 것만 같다. 금요일대낮의 동막리 앞바다는 절반쯤 물이 빠져 개펄이 드러나 보였다. 절반쯤 가득찬 바닷물에 아이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뻘에서는 조개를 줍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제 물이 들어오는 중, 뻘은 점점 짧아지고.... 작은 숲에선 고기 굽는 젊은이들, 그들에겐 그릴에 굽는 삼겹살이 먹거리가 아니라 그저 신나는 놀이의 일종으로 보였다. 두 대나 되는 버스에 60여 명의 사람들이 탔지만, 배부르게 먹은 점심 탓에 그저 차에서 잠을 자는 이들도 있고, 제일 먼저 모래밭으로 뛰쳐나간 나였지만 뻘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더보기
앵두나무집 선재도 초입에는 앵두나무 빨갛게 익어가는 집이 있다. 이름도 있을까말까한 작은 바닷가, 서해안의 대명사인 개펄은 없고, 아니 개펄은 있되 잔잔한 모래가 마당처럼 펼쳐진 곳에 앵두나무 다닥다닥 열린 횟집이 있다. 저만치 바라보이는 목섬이 매일 지켜보아서일까 빨갛게 빨갛게 앵두가 익어도 주인은 딸 생각도 않고, 그저 먹고 싶은 대로 따가란다. 살기에 바빠서 아는 노래라고는 몇 곡 없는 어머니, 그 어머니에게서 자주 들었던 그 노래가 생각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시집살이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 주로 부르셨다던......그 시집이 아마 그 바닷가였다면 엄마의 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끔 생뚱맞게 떠오르는 생각들, 바빠서 정신없이 살았을 때는 그저 녹슨 듯만 하던 머리에서그래도 이런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