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동해안 남부

기장 대변항에서

기장읍 대변항에서

부산에서 울산으로 향하는 길, 기장군으로 들어서면 '해동용궁사' 안내표지판이 눈을 끈다.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신비롭게 보였다. 하도 여러 가지 불상들과 기도하는 곳이 있어서 산만한 느낌이

들었지만, 해가 뜰 때나 달이 뜰 때면 정말 일품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서나 동해 바다의 굽

이치는 파도와 여러가지 바위들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 잡았다. 두번째는 신비로움이 덜 했다.

아마 단체 여행이었기 때문에 더 했을 지, 아님 분위기가 그 때 산만해서였는지, 처음의 감동은 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도 오고,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진짜 일출이나 월출 때 꼭 가보고 싶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길, 아담한 항구가 보인다.

바로 대변항이다. 이름이 좀 특이하지만 일기예보에서 많이 보았던 지명이라 한 번 들르기로 했다. 또

미역도 사고 싶었기 때문에 더 구미가 당겼는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항구, 배들이 즐비하다. 도로를 지나가는데 왼쪽은 횟집들과 해산물, 건어물 가게들이 즐비

하고, 오른쪽 바닷가 쪽엔 노점상들이 건어물과 싱싱한 생선들을 팔고 있었다. 가게 보다는 노점상이

쌀 것 같아서 마음이 당기는 아주머니 앞에 차를 세웠다. 노점상이라고는 하지만, 어엿이 상호를 갖추

고, 택배까지도 다 하는가 보았다. 미역과 다시마, 멸치를 좋은 것으로 구입하니 쥐포를 하나 구워 주

신다. 요즘 쥐포가 맛이 없어서 잘 안 먹는데, 그 쥐포는 참 부드럽고 맛있었다. 생 오징어까지 한 마리

구운 것을 들고 차를 탔다. 아침 점심을 다 안먹어서 배는 고픈데, 간단하게 먹을 것을 찾으니 먹을 곳

이 없었다. 다시 항구쪽으로 나가니 고깃배에서 멸치를 내리고 있었다. 커다란 상자에 가득가득 넘치는

멸치들이 너무 싱싱하다. 기장멸치축제도 있을만큼 멸치가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바닷가

사람들은 고깃배를 보면 모두 신바람이 나는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다.

갈매기 들이 바위섬에 앉아서 평화롭게 쉬고 있다.

사실 이날은 비바람이 심한 날이라 저들도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이다.

하도 바람이 심하게 사진 한두 장 찍는 것도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