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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삼천사 계곡, 응봉능선을 따라서

추석 다음날, 삼천사계곡으로 향했다. 산을 찾은 것은 2년만인가? 정말 오랜만이다. 마음 한 자락은 늘 북한산에 두고 있는데....이 날도 남편은 친구와 약속을 했나 본데, 내가 우격다짐을 해서 둘이서 산에 가기로 했다. 명절 때까지 친구와 가야겠냐고 너무 하다고 삐친 척 했더니...

울 남편의 단짝 친구가 있는데, 둘이 죽이 잘 맞아서 늘 산에 같이 다니곤 한다. 사람이 친구가 있어야지, 같이 다닐 사람이 없으면 얼마나 외로운가? 그래서 나는 별로 관여를 안 하지만, 이 날은 둘이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싶어서 둘이 가쟀더니, 친구와 이미 약속을 했다는 거였다. 그 부인과 같이 나오라고 했다지만, 명절 뒷날 여자들이 움직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오라면 누가 좋아할까? 그래서 그럼 나 혼자 가겠다고 했더니, 혼자 가라고 얘기를 했단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산으로 향했다. 구름은 좀 끼어 있었지만, 날도 맑고 기분이 상쾌했다. 김밥 잘 하는 집에서 김밥 사 가지고 가자며 불광동 어디 뒷골목으로 향했다. 그랬더니, 이런! 그 친구와 딱 마주치는 것이었다. 울 남편, 어이없어 하는 꼴이라니!! 암튼 혼자 독바위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서로 김밥 사서 가려다 만났다며 어찌나 신기해 하던지! 혼자 가는 걸 만났으니, 따로 갈 수도 없고, 아무튼 같이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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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구비굽이 삼천사 가는 길을 차로 올라가다가, 주차를 하고 삼천사로 오른다.명절 뒷날이라 절을 찾은 사람도 많고, 등산객도 무척 많았다.특히 여기는 완만한 편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이 많았다. 아이들도 타박타박 잘 오르는 것을 보니, 보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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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에서 물도 마시고, 약수도 두어 병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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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계속 되어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햇빛이 들지 않아 얼굴 탈 걱정은 없다고 하면서 부지런히 올랐다. 하도 오랜만이라 30분 겨우되었는데 숨이 턱에 닿는다. 쉬엄쉬엄 그야말로 유람하듯이 올랐다. 힘들어 하는 나를 배려하여, 남편은 보조를 맞춰주었다. 사모바위 아래에서 점심도 먹고 쉬어서 가기로 했다. 한 30분쯤 더 올라갔으면 좋겠지만, 늦게 출발하여 이미 시간은 1시가 다 되고 있었으니...

여기까지 쫓아온 강아지 떠돌이 한 마리...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라 했던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멀리서 던져주는 먹이만 줏어먹는 약은 모습을 보였다. 남편 친구가 딸이 사온 울릉도 오징어를 자랑하면서 먹었더니, 그 냄새에 끌렸을까? 오징어를 던져주니 너무 잘 먹는다.

남편은 집에서 양주병에서 따라온 양주를 자랑하며 내놓는다. 꽝꽝 얼은 물병의 얼음을 깨서 칵테일까지 만들어 마신다. 신문지에 싸온 캔맥주도 아직 시원해서, 폭탄주까지 만들어 마시고 난리..

나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세 잔 정도 마셨는데, 나보고 많이 마신다고 난리다.ㅎㅎㅎ암튼 낮술에 금방 얼굴이 달아오른다. 술 마시고 얼굴 달아오르는 내가 아닌데...느긋하게 누워 하늘까지 바라본다.이제 가을을 조금씩 느끼는 나무들, 아직은 초록빛을 자랑하지만, 다음에 오면 금방 물들어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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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라는 곳이다. 전에 삼천사에서 비봉쪽으론가 넘어 갔던 기억이 있다. 내가 따라 붙지 않았다면 더 올라들 가셨겠지만, 이 바위를 깃점으로 응봉능선을 타기로 했다. 삼천사를 전에도 두 번인가 왔었지만, 이쪽으론 처음으로 밟아보는 곳이다. 모처럼 기념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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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에 앉으니, 세상 시름 다 잊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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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에서 바라본 봉우리 하나.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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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백운대, 인수봉 등....멋진 봉우리들. 이 맛에 산을 찾는 것이다.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하얀 바위와 초록빛 나무들의 어우러짐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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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풀꽃들이 초가을을 장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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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능선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곳곳의 풍경들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계곡에선 답답하더니, 능선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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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봉우리에선가, 나는 아래쪽 우회로를 타고, 두 분은 바위를 탔다. 아래에서 남편을 찍어주니 환상적인 사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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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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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 소나무와 저 바위들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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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팔을 벌린 붉은 소나무들....

나는 이 소나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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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 바로 열매가 달린 것일까? 이름이 궁금하다. 아직 이름을 못 찾았지만, 찾아볼 것이다. 이 응봉능선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이쪽으로 올라갔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경치는 좋았지만, 내려오는 길은 바로 삼천사가 보이는데도 한참을 걸어야 했다. 능숙한 분들이야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11시 반쯤 오르기 시작했는데, 점심 때 여유를 많이 부렸다고 하지만, 하산하니 5시가 훨씬 넘어 있었다.

모처럼 찾은 북한산은 여전히 든든히 나를 기다려주었다. 누군들 기다리지 않겠는가?한가롭게 찾을 날을 또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