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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야기

렘브란트를 만나다/서양미술 거장展

서울교육문화회관 결혼식에 참석했다. 예식장과는 다른 한가로운 분위기에서 치뤄진 예식은 뜻깊었다.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언니의 딸 결혼식이라 가슴이 울컥한 기분까지 들었다.

신랑신부가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신랑의 부모, 신부의 부모님 모두 다정한 느낌이 드는.......마침 초대권이 있던 터라, 거기서 가까운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관람했다. 렘브란트의 작품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한 것 보다는 실망이 컸다. 정말 너무 심했다. 렘브란트의 작품은 단 한 작품 밖에 없었다는....그러나, 그 유일한 작품은 감동적이었다. '나이 든 여인의 초상'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빛의 화가 렘브란트라는 그의 애칭에 맞게 여인의 특징을 잘 표현하였다.

특히 26점이 전시된 에칭 작품들의 섬세한 표현에 감탄스러웠다. 판화 중 유일판도 있었고,6판중 6판 등.....그 작은 작품에 갔을, 그 손길을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다는....그가 유화를 단 한 작품도 그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에칭 만으로도 위대한 화가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라는 평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렘브란트에 대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7세기, 바로크 시대 네덜란드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맞먹을 만한 화가. 그의 회화가 성숙함에 따라 외면적인 유사성보다는 오히려 내면적인 것, 인간성의 깊이를 그리고 싶은 생각이 절실해지면서 종교적(또는 신화적) 소재나 자화상이 많아졌다. 유화와 에칭에서 유럽 회화사상 최대 화가의 한 사람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자화상을 많이 그린 사람으로도 유명하다.(100여점)그 자화상의 모습은 겸손한 자기 발견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예술은 시대를 훨씬 초월하고 있다. 그는 그 나름의 깊은 빛과 그늘을 창조하였다. 즉 그의 작품에 있어서 색이나 모양이 모두 빛 그 자체이며, 명암이야말로 생명의 흐름이었다.



로마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 내부 / 조반니 파올로 파니니

아래 그림을 벽에 장식해 놓아서 한 컷! 성당 안에 내가 서 있는 것 같다.........참, 아래 그림도 실제 그림이 아니고, 바깥에 액자에 해 놓은 판매작품.


과일 파는 소녀/바르톨로메 에스테바 무리요

내가 이 그림에서 느낀 첫인상은 참 청순해 보이고, 눈빛이 발랄해 보여서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과일 파는 소녀는 17세기 중반 견직공업의 발달로 거리에서 과일, 꽃을 구입하는 거리의 일상적인 풍경을 묘사한 그림이라고 한다. 과일을 파는 흔한 거리의 여인을 교태가 흐르는 모습으로 묘사한 것은 매춘부를 암시한다고 하니......조금 아이러니컬하다는 생각.....



바닷가재가 있는 정물/얀 다비츠존 더 헤임

커다란 캔바스에 일부 피사체를 과장되게 그린 작품으로, 물질세계에 대한 풍부한 아름다움에 대한찬양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주막이 있는 거리 풍경/이삭 얀스존 판 오스타더

그 시대의 모습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지붕의 모양,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 등 사실적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겨울 : 스케이트 타기 /피에터 브뤼헐 2세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 중 겨울에 해당되는 작품으로자연의 섭리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겨울 풍경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는 작품으로, 눈길을 머무르게 하였다.


케르미스(축제풍경)/다비트 테니르트 2세

축제 풍경을 아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한쪽에서는 소변을 보고, 또 한 쪽에서는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구경하는 사람들 등등........예나 지금이나, 또는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나 잔치니 축제니 거의 비슷한 듯............폐쇄된 공간에서가 아니라, 밝은 곳에서는 적나라한 모습들이 더 잘 드러난다. 요즘 연말이라, 시내 귀퉁이마다 이런 풍경들이 연출되고 있겠지?




헤라클레스와 옴펠로/프랑수아 부세

러시아 푸시킨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컬렉션 중 명화에 속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 이 작품을 메인화면으로 선전을 하여 선정적인 느낌을 준 듯 하다. 자연스런 인간의 욕구를 표현하면서, 인간의 내면, 신들에 대한 이미지를 인간화 시킨 것이 뜻 깊은 것 같다.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을 묘사하면서 인간과 신의 공통점을 주제로 한 관에서 대표적인 것이었다.


또한 이 전시관에서 뜻 깊었던 것은 에칭에 대한 것이었다. 깃털 달린 모자를 쓴 렘브란트 자화상이 그 섬세한 표현, 다른 작품들도 너무나 정교하 표현에 감탄했다. 깃털 달린 모자를 쓴 렘브란트 자화상/렘브란트



초기에 그린 작은 자화상 에칭이다. 아주 소품이지만, 표정은 대단하다.

헝클어진 머리의 렘브란트, 화난 듯 찡그리면서 웃는 건지 놀란 건지 모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특히 내게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또 하나 있다.  프란스 스니더르스의 '푸줏간'이라는 작품인데, 그 섬뜩함에 몸이 떨렸다. '몸통은 죽어도 눈은 살아있다.'라는 말을 하나 만들게 한 그림이다. 각종 동물들의 머리가 담긴 바구니........피 묻은 머리들, 천정에 매달린 고기들의 결........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목숨의 변화, 사냥감들의 몸통은 여기저기 걸려 있지만, 눈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일상생활......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우리 나라에는 이름이 잘 안 알려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림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고, 특히 색감이 모두 훌륭한 것같았다. 특히 렘브란트는 빛의 화가라는 별명에 맞게 에칭에서도 명암을 철저히 넣었고,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 한 느낌이 들었다.


돌아 나오는데, 여러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좋은 전시가 저렴한 값으로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보았다. 밖에 전시된 액자의 그림들을 보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입구에 마련된 기념품 매장의 핸드백.........명화를 들고 다니면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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