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를 새로 맞춘 날
한기팔
가보고 싶은 곳 많으니
기웃대다가
안 보이는 곳까지 구석구석
푸르게 바라보다가
아, 그 고전적인 아픔
아픔이 이처럼 환하다니
만신창이가 되어 망가지다니
내가 처음으로 돌아와
금세 환해지다니
하늘이
이처럼 구체적이다니
-시집 '별의 방목'중에서
한기팔 시인
1937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출생했다.
1975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서귀포' '불을 지피며' '마라도'
'바람의 초상' '풀잎 소리 서러운 날' '말과
침묵 사이' 가 있다.
2008년 5월 일곱번째 시집 '별의 방목'을
상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