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진짜 창덕궁이 아니고 부천 성주산 아래 있는 음식점이다.
원래 '수와옥'이라는 이름의 한정식 집으로 오래 영업을 했는데, 터가 세다던가?
송사에 휘말려 문을 닫고, 최근 2-3년 동안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더니, 이제는
제대로 영업을 하나 보다.
5월에는 거기서 음식을 먹고 야외에서 라이브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빠져 성주
산 아래서 그 정원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었다. 이 음식점은 벚꽃이 필 무렵,
절정에 다다른다. 지붕과 삼면이 유리로 된 방에서 벚꽃을 무한정 감상할 수 있
기 때문이다.
벚꽃이 활짝 필 때면, 정말 눈부시게 환하고
벚꽃이 질 때면, 꽃잎이 유리 위를 날아다니고,
비라도 내리면 정말 꽃비가 환상적이다.
그 뒤로도 연산홍, 철쭉 등 꽃들이 연달아 피어난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물레방아가 돌아간다.
실내에는 좋은 포도주를 전시해놓고 있다.
주인이 바뀌고 조경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위치가 정말 끝내준다.
음식점 뒤로 야트막한 성주산 등산로가 시작되고, 비탈에는 복숭아꽃, 배꽃이
피어나는 밭이 있고, 이름모를 들꽃들이 만발함은 물론이다.
단, 정식은 꽤 비싼 편이다. 점심에는 저렴한 메뉴가 있다.
저녁 정식은 꽤 비싸지만, 저렴한 돼지갈비를 먹을 수 있는 장소도 있긴 하다.
단체로 회식을 하려면 돼지갈비 정도면 분위기를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평일 오후와 주말에는 라이브가수 부르는 노래를 정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지난 주말 오후에는 시조 쓰시는 분들 모임이 있어서 낭송회를 야외에서 가지려고 했지만,
비가 와서 실내에서 하는 바람에 좀 아쉬원다.
봄 모임에서는 봄밤을 즐기며 야외에서 시조 낭송도 하고, 특별히 라이브가수와 메니
저의 배려로 마이크로 다른 손님들도 잇는 자리에서 낭송을 해서 더욱 좋았다.
카메라 잭을 학교에 두고 와서 주말 사진을 올릴 수는 없지만, 비오는 여름 날의 풍경도
너무나 싱그러웠다.
<지난 5월의 봄밤>
<뜰에서 가수가 노래부르는 사이에 시 낭송을 하고 있는 황연옥 시인>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둥치에서 뒤늦게 핀 벚꽃 한 다발>
<물레방아가 있는 정원>
촉촉히 내리는 비가 유리 지붕을 때리는 소리, 맺히는 물방울, 그리고 그 사이에 무성한 벚나무
잎들의 싱그러움, 멀리 보이는 산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꽃이 피면 피는 대로, 아름다운 풍경은 늘 우리 마음을 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