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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벤자민 열매가 노랗게

5월에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찍어 올렸던 벤자민 열매가 드디어 노랗게 익었다.

산뜻하게 다시 찍을 사이도 없이...

우리 집에 황금 열매를 주신 것 같다.

덕분에 우리 집이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로운 것 같기도 하다.

바람에 살라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식구들마다 신기해서 전보다 더 베란다를 들락거린다.

그 옆에 의자를 마련해 놓고 울 남편이 담배를 피우는 자리인데,

내가 그 쪽으로 옮겨 놓고 담배를 현관 밖으로 나가서 피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남편도 양심이 있는지, 내가 있으면 그래서 거기서

피질 못한다. 내가 없으면 가끔 피는 눈치지만...

담배 피는 자리는 바로 안방과 연결된 곳이라 문이 조금만 열려

있어도 영향을 받곤 하는데, 안방에서도 벤자민이 보일 수 있게

배열해 놓고 담배 연기로 오염시키지 말라고 해 놓고 보니, 일석

이조가 아닌가?

벤자민, 이래저래 너무 이쁘다!

모처럼 일찍 귀가한 토요일 오후,

베란다를 바라보면서 한가함을 즐겼다.





노랗지만, 생김새는 작은 박처럼 손잡이를 단 것 같다.

빛깔로 봐서는 금귤이 조롱조롱 열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탱글탱글 한 것이 너무 귀엽고 화사하다.

열매가 탐스러워 먹을 수 있는지 봤더니 사람은 먹지 못한다고 한다.

새들의 먹이가 되곤 한다는데...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속이 무화과처럼 생겼다.

씨앗이 촘촘히 박힌 것이....

무화과나무과의 열매라고 한다.

의외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사진들이 꽤 있었다.

말라비틀어지기 전에 따서 보관을 해야 할까?

어떤 사람은 열매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 니스를 칠해서 두었다고도 한다.

박공예를 그렇게 하지 않는가?

속은 파내고, 그림을 그리곤 해서....

조롱박에 그림 그리던 여고시절 미술 시간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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