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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양장본, 심봤다!

심봤다!

양장본....

처음으로 만들어본 양장본.

검고 두꺼운 표지에 금박으로 쓰인 글씨.

금박의 패인 홈 만큼이나 마음이 짠하다.

온 산을 다 뒤져 산삼을 캐낸 심마니의 마음이 나와 같으리라!

정말 어렵게 일년을 보냈다.

정확히 따지면 나머지 기간은 마음으로, 준비하는 작업이었고,

4개월은 정말 논문 때문에 두통에 무척 시달렸다.

어려워할 일도 잘 없는 성격이고, 후다닥 해치우는게 나의 주특기인데

지식을 형식에 맞추어 포장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평소에 쓰던 글이 수필형의 글, 시적인 글이다 보니

논리적으로 펼쳐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브레이크도 많이 걸리고, 순서가 꼬였을 때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투입한 것이 많고 분량이 많다보니 순서를 어떻게 잡는 것도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이다.

어렵다 어렵다 하니 뭔 박사논문이라도 쓴 줄 오해를 할 지도 모르지만,

남 늦게 시작한 석사논문이다 보니 바쁜 직장일과 맞물려 정말 힘든 작업이었다.

날밤을 센 것이 며칠인지.....손에 꼽을 수도 없다.

한 번 탄력을 받으면 몰아붙여야 하고, 또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일이 잘되는,

안 좋다면 안 좋고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는 성격 때문에.....

한가하다면 물론 차근차근 준비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본을 하고 보니 아쉬운 점도 물론 많다.

그러나 교수들의 평도 좋고,

그 분야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공을 많이 들인 터라 정말 뿌듯하다.

어려운 작업이었던 만큼 성취감은 클 수 밖에 없는 법,

내가 해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울 뿐이다.

이제 또 올인할 일이 남아 있다.

그 동안 쌓아놓았던 실적물들을 정리하느라 요즘은 분주하지만 논문 꼬이던 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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