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보며
박제천
머리가 띵하도록 더운 날엔
얼음 채운 소주로 불을 달구고
가쁜 숨 몰아쉬며
너에게 찾아가리
가슴에 들끓는 욕정
부르르 떨리는 핏줄이
손목이며 목줄기에 퍼렇게 드러나도록
추스리며 너에게 달려가리
달려가
거추장스러운 옷가지 벗어제치고
불덩이가 된 이 내 몸을
너에게 던져주리
손톱 끝에 발톱 끝에
수 만개의 머리카락 끝에
전기가 일도록
네 속에 이 내몸을 잠기우리
모든 불을 재우고
너와 함께 쉬다가 깔깔거리며 달겨드는 내 영혼을
살껍질로 다시 싸 안으리
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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