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제주도

환상의 섬, 제주도-산방산에서 송학산까지

환상의 섬, 제주도

 -산방산에서 송학산까지

 

 

 둘째날은 아침 일찍 올레길을 걸으려고 했으나 렌트한 승합차가 생각보다 늦게 와준다고 해서, 일찍 일어난 김에 주변 산책을 했다. 콘도 주변에는 앙증맞은 보랏빛 꽃들이 피어 있었다. 꽃잎이 세 장인 것이 단순하면서도 예쁘고 잎들도 보랏빛으로 무척 예뻤다. 넓은 잔디밭 뒤로 보이는 건물이 아름다웠다.

 

 전날 저녁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역시 돌담 너머 밭들이 보이고 좁은 콘크리트길 양편으로 나무들이 반겨주었다. 특히 나팔꽃 같은데 주홍빛 꽃이 예쁘게 피어 돌담을 아름답게 해주고 있었다. 아침인데도 햇살이 무척 따가웠다. 

 

 오른쪽으로 집이 한 채 보였는데 대문은 열려 있고, 창고 같은 건물이 보였고 나즈막한 언덕 아래 살림집이 보였다.

 

 

 

 

 

 

 

다음은 산방산으로 갔다. 올레길 10코스의 중간이라고 했는데 다 걸을 시간이 안되기 때문에 거기서 송학산까지 걷기로 했다. 햇살이 걱정이 되긴 했지만 경치가 너무 좋아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맨 먼저 보인 것은 산방산....시간이 여유롭다면 사진으로만 보았던 '산방굴사'에 가보고 싶었지만 참고, 해안을 따라 걷기로 했다.

 

  산방산은 바다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무척 웅장해 보였다. 가까이에서 보나 멀리에서 보나 바다와 어우러진 그 위용이 정말 대단했다.

 

 

산방산 아래의 아름다운 모습....

남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푸른 하늘, 그리고 바다.

 

 

언덕을 따라 내려오면 하멜의 표류기를 기념하는 장소에 이른다.

네덜란드관이 있고 배 안에는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전시장은 둘러보지 않았다.

 

 

배 뒤쪽으로는 말이 놓여 있다.

5,000원을 내면 말을 태워준다고 했다. 제주도는 역시 말의 고장이므로, 곳곳에 말들이 타고 싶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멜의 동상이 있는 벤치....

옆에 앉아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꽃이 해변에 무척 많이 피어있었다.

바로 순비기꽃이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역시 순비기꽃이다. 몇 년 전에 서평을 쓴 적이 있는데 '별의 방목'을 펴내신 제주의 시인 '한기팔'시인에 대한 것이었다. 거기에서 순비기꽃을 꼭 보고 싶다고 했는데 드디어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순비기꽃이란 시를 소개해본다.

 

 

순비기꽃

               한기팔

너는 지금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이냐.
 
호오이 호이……
먼 바다 숨비 소리에
피 맺히듯 꽃을 피운다는
순비기꽃.
 
그 꽃을 훑고 가는 바람자락에는
지워도 남는 혈흔처럼

고샅길 돌담너머
귀에 익은 이웃집 봉심이 누나
목소리도 들리리.
 
물질 갔다 魂魄이 되어버린
거친 바다 소금기에 절은,
봉심이 누나 귀밑 볼
그 박가분 냄새도 난다.
 
                          ― '시로 여는 세상' 2008년 겨울

 

*순비기꽃이지만, 해녀들의 숨비소리와 대비하여 쓴 시이기도 하다.
 

 

검은 바위, 검은 돌, 높게 솟아오른 하얀 파도와 푸른 바다, 푸른 하늘의 대비가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아름답다.

 

 

 

아, 끊임없이 밀려와서 부서지는 하얀 파도, 하얀 분말!!

 

 

저 멀리 아득히, 형제섬이 보인다.

둥근 해변의 바위들 뒤로 둥근 수평선이 보인다.

 

 

 

 

가다 보면 배도 정박해 있고, 등대 너머엔 잠수함을 타는 곳이 있다.

 

 

해녀들의 마을이던가?

아무튼 해녀들의 인형이 만들어져 있다.

 

 

또 한참을 걸어가면 바위들이 구멍이 숭숭 뚫려져 있다.

화석들이 있는 곳이 가깝다.

그 곳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파도가 센 편이라.....

 

 

 

무슨 동네더라?

주로 횟집과 펜션이나 숙소들이 자리한 바닷가....

예쁜 집들과 나무들의 조화로움이 유럽의 어느 마을에 온 듯 하다.

 

 

 

 

송학산 언덕에서 바라본 산방산쪽 바다.

아, 하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너무 아름다워서....

 

 

 

산방산 어느 귀퉁이...

어디에서 보아도 푸른 바다와 하늘이 풍덩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시리고 푸르다.

 

 

 

 

이 푸른 빛깔은 남태평양 어느 섬 못지 않다.

가까이 있어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