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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바쁜 10월, 그리고 멀리서 오신 손님

담쟁이 잎은 물들기가 무섭게 다 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덥더니 어느새 또 찬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블로그가 이야기 마당이긴 하지만, 학교 얘긴 웬만하면 안하려고 한다. 내가 워낙 요즘 특별하게, 또는 피곤하게 살고 기 때문에 남들이 잘 이해도 못할 것이고, 모순 또한 많기 때문에.....

오늘은 한 마디 하려고 한다.

 

여유를 부릴 사이도 없이 다음주 수요일 나에겐 중요한 행사로 공개수업이 있기에, 어제 교실을 완전히 뒤집었다. 9월 한달을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며칠 밤을 새면서, 하도 정신없이 보내고 보냈는데 시간과 열정을 투자할 가치도 없는 일인데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일....투자에 비해 결과는 정말 만족스럽지 않지만 아무튼 일을 마무리 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면서... 학교의 모든 일정도 내 손에서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수업은 절대로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되고 병행해야 하므로 한정된 시간에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자연 평소보다 교실이 널부러지게 외어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젼이 있는 벽면까지 다 정리하고, 몇 년 동안 끼고 있던 학습자료들 중 낡은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정리를 하다 보니, 퇴근 시간은 10시.........아직도 가구 속이며 책꽂이는 정리할 일이 많지만, 일단 접어두고, 자료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온몸이 다 쑤씨고 꾸벅꾸벅 졸립고 힘이 든다. 그래서 축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은 수업이 오전에 끝나서 아이들 학예회 연습하는 것도 좀 봐주고, 교내 이곳저곳도 살피러 돌아다녔다. 아무리 피곤해도 아이들의 재롱을 보면 미소가 번지고 힘이 나는 걸 보면 '나는 역시 교사다!' 10월 말에 전교 학예발표회를 하는데, 2학년 아이들의 춤동작이 어찌나 예쁘고 귀여운지....!! 다시 집중하려고 앉았으나 역시 힘들어, 잠시 가을 바람을 좀 쐬다 잠시 블로그로 들어왔다. 글 몇 줄 쓰고 나면 정신이 들 것도 같아서...

 

 

집에는 손님이 와 계시다.

일요일 저녁 때 호주에서 시아주버님이 오셨는데, 우리 딸이 호주 갔을 때의 문제도 있고 하여, 심정적으로는 별로 쳐다보고 싶지도 않지만, 시부모님이 보고 싶어 하시니 반갑게 맞아들였다. 나는 한참 바쁠 때라 미리 잘 대접하지 못한다고 선언을 했고, 형편대로 해드리기로 하니 마음의 부담은 안 느끼기로 했다.

그런데 아주버님이 몸이 너무 안 좋아보여서 안타깝다.

관절이 안 좋아져서 많이 안좋다시더니, 살도 많이 빠지고 2년 전에 오셨을 때 보다는 너무 연세가 들어보여서 맘이 안좋다. 이번엔 체류 기간을 좀 길게 잡으셔서 우리 집에 머물지 않고,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하셨다. 식사는 집에 와서 하시지만, 따로 주무시니 서로 부담이 덜해 좋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참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우리 딸에게 미안해서인지....나는 그래도 집이 좁은 것도 아니고 집에서 머무시지 뭔 숙소냐고 했지만, 본인이 더 편하시다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요즘 할 일이 많은 나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오시는 날만 뵙고 뵙지를 못했다. 집에 가서 내가 녹초가 되니 다행이라면 다행인 셈.....그래도 반찬 떨어질까 아침에 나오기 전에 신경은 쓰는데, 아버님이랑 여기저기 다니면서 드시고, 어제저녁엔 나와 우리 큰딸을 제외하고 사촌시누이 가게에 가서 드시고...해 놓은 반찬도 다 못 드시고 있어서 다행~~

 

암튼 주말엔 잘해드리면 될 것이고, 수업 준비를 잘 해야할 텐데....오늘은 좀 한숨 돌리고 내일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아, 피곤한 10월이여!

그러나, 또한 흘러갈 시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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