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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 북부

산정호수의 들꽃향기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水).

호수면적 약 0.024㎢이다. 서울에서 약 72km 거리에 있으며, 영북농지개량조합(永北農地改良組

合)의 관개용 저수지로서 1925년에 축조되었다. 산중에 묻혀 있는 우물 같은 호수라는 뜻으로

산정(山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네이버 검색에서 나온 산정호수에관한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기억 속 산정호수는 훨씬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산정의 호수, 그야말로 산꼭대기의 호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라산의 백록담처럼 신비로운 이미지, 백두산의 천지같은 그런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가 본 사람들도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한 산정호수의 아름다움과, 김일성 별장이 있다

는 신비로움까지 더하여, 절벽쪽을 아슬아슬하게 걸어오르다 보면 그런 이미지를 나름대로 느

낄 수 있다.

특히 서울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거리상으로 멀기 때문에 가기가 힘들어서 동경심이 더욱 강

하지 않을까? 북쪽 사람들은 그래도 손쉽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덜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 든다.

10여년 전에 두세 번 다녀온 경험이 있고최근에는 처음이다.

그때, 한 번은근처에서 교육을 받은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산책을 하면서 물안개에 반해서

가슴이 벅차고 설레던 기억이 생생하다. 주변의 신록들이 뿜어내는 5월의 상큼한 향기와 더

불어 아스라이 다가오는 물안개의 그 촉촉한 느낌이 온몸을 전율하게 하던.....

오후의 산정호수도 역시 아름다웠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갈 무렵, 그 아름다움은 표현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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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보기에 호수는 십여년전 그대로였다.

그러나, 많이 변해 있다는 것을 한 바퀴 돌면서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소나무들의 가지가 더 호수쪽으로 뻗어 있다고나 할까?

주변의 숙박업소며 식당들이 현대화 되었다는 것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사방에서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고, 호수 입구에는 놀이동산

시설까지 설치하여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나 할까?

우뚝 솟은 명성산과 어우러진 호수는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었다.

비 오는 날, 물안개를 기대했지만, 가랑비 흩뿌리는 아침 호수는 그저 평온하게만

보였다. 단체관광객들은 우의까지 준비해서 산책을 나섰지만, 1시간 반 정도 도는

동안 비는 그치고, 잔잔한 아침풍경으로 여유있는 산책을 할 수 있었다.

그저 쉬고 싶어 찾았기에 사진조차 안 찍으려고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몇 장 남기

기로 했다.호수는 늘 마음의 안식처처럼 여겨지지만, 그래서 가슴 한켠이 아려오

기도 한다.늘 한 자리에 머문다는 것이 슬픈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폭포가 있는 곳에서 찍은 것인데, 이 곳에 서 있으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주변의 깎아지른 듯한 언덕과 또다른 쪽의 높은 지대에 좁은 음식점이 예나

지금이나 인상적인 곳이다. 또한 음식점 끝자락에 바위를 뚫고도 위용을 자랑하는

소나무 또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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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 주변의 소나무들은 정말 특이하다.

보통 소나무들은 나무아래 둥치가 곧게 자라는데, 이곳의 소나무들은 풍상을 많이 겪었는지,

아래에서부터 두 가닥으로 나뉘어서 자란 소나무들이 많다. 호수쪽으로 애처롭게 자란 나뭇

가지들 역시 인상적이다. 호수가 크고 넓어서일까? 물길이 나뭇가지들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나무가 남쪽으로 자란다는 속성도 있지만, 호수쪽을 따지자면 동쪽에 가까운데도.....내가 방

향을 잘못 본 것일까?

소나무들은 또 아슬아슬하게 생명을 유지한다.

호수가 자꾸 깎이는지, 호숫가의 나무들이 물 속으로 쳐박힐 듯 위태롭다.

한두 그루가 아니라 언덕 쪽의 소나무들 중 그런 나무들이 너무 많았다.

물 속으로 머리가 곧 닿을 듯하고, 뿌리는 앙상하게 드러나고.....

그리하여 이미 생명을 다하고 둥치만 남은 나무도 몇 그루나 보였다...

세월이 흐르면 나무도 죽고 새로 나곤 하겠지만.....

수백년은 되었음직한 소나무들이 애처롭다.

그 전에는 소나무들을 그리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세월은 사람에게 사물을 보는 관점

까지 달라지게 하는 것일까?나는 원래 산에 가도 소나무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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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언덕길을 지나면 갈대가 호수를 풍요롭게 해준다.

낚싯군들이 간간이 보이고........건너편 음식점과 허브농장에 온 사람들의

모습과 차들이 여유롭고....
주변의 허브농장도 전에는 없었던 듯한데....

여러 가지 들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고, 호숫가에 핀 꽃들이 또다른 아름

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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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나 필 줄 알았던 금강초롱이나 하늘메발톱꽃이 호숫가에서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또다른 진풍경이 아닐지.......

아침 바람에 솔솔 실려오는 들꽃 향기..........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 향기

가 더 진했는지도 모른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새로움을 안겨준다.

편안한 마음으로 유유자적하게 보아서 더 그랬을까?

산정호수의 잔잔한 마음이 어수선한 내마음을 평온하게 유지시켜 주었다.

오래오래 간직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