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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태국 푸켓

환상의 섬 푸켓 2/팡아만을 찾아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느즈막히 팡아만으로 이동하였다.

아침 식사는 태국 정식 쯤이라고나 할까?

이름 모를 음식들이 잔뜩 나왔다. 태국 음식의 특징은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한 것이다.

기름기가 없어서 먹기에는 괜찮았으나 특이한 향이 강한 것은 먹기가 힘들었고, 쌀밥은

윤기가 없어서 집에서 먹는 밥이 그리워졌다. 특별히 밥을 선호하는 사람들 빼고는 거의

토스트나 빵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의 일정은 팡아만, 일명 '푸켓의 계림'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호수 사이에 섬이 많이

보여서 얻은 별명인 듯 하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맹글로브 나무들이 빼곡히 자라는 바다

이기도 하다. 맹글로브나무는 특이하게 바닷물에 직접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라고 전

에 TV에서 본 듯하다. 바닷물은 뻘이라서 깨끗하지는 않지만, 동글동글한 섬들이 사방

어디를 보아도 아름다운 곳이다. 곳곳에 푸른 나무들과 섬 위에서 자라는 푸른 나무들,

작은 배가 물을 튀기며 속도를 내고, 우리는 물 세례를 받으며 비명을 지르면서 아름답

고 특이한 풍경에 매료되었다.


섬들이 어쩜 저렇게 동글동글할까
참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섬 아래쪽은 바위가 드러나 있고,

거의 절벽에 가깝게 가파른데, 꼭대기는 한결같이 동글동글하였다. 크기도 가지각색이고....



바로 맹글로브나무 숲이다. 우리 나라의 바닷물 보다 두 배이상 짜다는 바닷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특이한 나무,그것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 크고 작은 배들이 주변을 달리

고 있다.



푸른 하늘, 흰구름과 어우러진 멋진 섬들이 다가왔다 사라지고....



우리가 닿은 곳은 해상가옥이다.

바닷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동네이다. 주로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많

다고 한다. 어느 섬기슭에 자리 잡고 있지만, 바다에 기둥을 세우고 지은 집들에 크

고 작은 배들이 속속 닿고 있었다.전에는 이런 섬들에 이런 해상가옥들이 더 많았다

고 한다.



대형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로 점심을 먹었다.

한 번 쯤은 먹을만한 태국 요리들....이것 역시 담백하지만, 뻣뻣한 느낌이 드는

음식도 있었고,새우, 생선, 튀김 등의 요리를 골고루 먹어볼 수 있었다. 이국의

색다른 풍경을 바라보며, 바닷물 위의 집에서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묘했다.

식당의 규모는 수백평이었고, 안에 웬만한 기념품은 다 있었다. 민속의상, 조개

나 해산물로 만든 기념품들....그러나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민속무늬

가 수놓여진 민소매티셔츠를 하나 구입했다.

다시 배를 타고 간 곳은 바로 제임스본드 섬이다.

정말 환상적인 섬, 물빛이 어찌나 맑은지! 그리고 바다와 어우러진 작은 절벽들

과 종유석들이자란 석회암 해안, 사진에서나 보았던 해상의 방갈로처럼 만들어

놓은 선착장...그 아름다움에넋이 나가려고 했다.



<섬으로 진입하는 앞쪽 선착장>



사진으로만 누누히 보아왔던 이 멋진 풍경!

바로 007시리즈 총알탄 사나이의 촬영지이다. 에메랄드빛 물빛, 저 멀리 점점이

보이는 섬들....곳곳에 무성한아름다운 나무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모양을 가진 해안의 바위와 동굴..

그리고 바다와 열대지방의 전형적인 지붕을 가진 기념품가게의 실루엣....



아까 닿은 곳의 반대편에 있는 선착장과 종유석이 자라는 해변, 우리와는 다른

배를 타고이쪽 선착장에서는 유럽 사람들이 대거 내려서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이루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점잖은 차림이었지만, 유럽쪽 사람들은 거의 수영복

차림이었다. 그들은일광욕이 생활화되어서일까?


해변의 유리알 같이 맑고 깨끗한 모래들!

하얗에 부서지는 파도와 햇살에 은어처럼 반짝이는 바닷물!

선착장과 배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섬들을 배경으로 한 삐죽 튀어나온 석회암

이 자란 바위들....아래로 자라는 종유석들까지 곳곳에 포진해서 사람들의 포즈

를 잡게 해주고 있었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여러 섬을 돌아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바

위들과 섬들의아름다움을 바라본 뒤에 닿은 곳은 씨카누를 타기 위한 커다란 배

였다.바다 위에 대형 선박을 띄워놓아, 집을 지은 곳이었는데 섬과 섬 가운데 자

리잡고 있었다.동쪽으로 난 섬은 동굴이 뚫려 있어, 카누를 타고 눕다시피 해서

천정의 종유석들을 바라볼 수있는 곳이라고 했다. 나와 몇 명은 그냥 배에 남았

지만, 아이들과 몇 팀은 씨카누 탐사를 했다.멀리서 보기에도 아찔했다. 다녀온

사람들은 바위에 긁히기도 하고, 물세례를 받기도 했다고한다.

좁은 동굴을 통과하자니 자세가 안 좋아서 허리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었고....그

러나 쓰릴 만점이었다는 팀도 있었다. 현지인 한 명이 카누를 젓고 승객 두 사람

이 탑승해서 섬 주변과 동굴을탐사하는 것이었다.





내가 대기한 곳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오후의 햇살과 다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배들은 파도를 타서 요동이 심했지만, 주변 경관에 혹해서 출렁

거림도 모두 잊고...

날은 무척 더워서 땀이 많이 났다. 여기에서는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음

료를 무료로 내 주었고얼음까지 얻을 수 있어서 땀을 식히며, 다른 사람들

이 탐사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여유롭고아주 보기가 좋았다.

이젠 오던 길로 돌아와서 배에서 내렸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한국인 사장이 하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밥은 여전히 태국쌀로 지은 것이라 푸석푸석했지만, 김치와 몇

가지 한국식 반찬과 풋고추에 먹는 참이슬 맛은 그저그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