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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태국 푸켓

환상의 섬 푸켓 1/뜨거운 여름 나라로!

부부동반 모임에서 처음으로 함께 하는 해외여행.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다 커서 둘만 가고, 아이들이 유치원 정도이거나 초등학생인 집에서는

아이들까지 데리고 여섯 가족 19명이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떠났다.

동남아 여행이라면 대부분 많은 곳을 잡아서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 극기훈련처럼 다니는 것

이 보통이지만, 우리는그저 편히 쉬고 오자는 마음으로 출발을 했다. 나는 많은 것을 보는 것

을 원하는 쪽이지만, 그러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은 남편 쪽의 모임이다 보니푹 쉬다 오는 것

도 좋을 것 같았다.

첫날, 저녁 7시 45분발 푸켓행 아시아나항공 OZ747을 타고 우리는 출발했다.

가이드가 동행하지 않고, 안내만 해주고 우리를 배웅을 해주었다.

시간이 넉넉해서 면세점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일행 중에 한 분이 화장품 사는 것도 같이 동

행했다. 세계적인 명품들만 모아 놓아서 면세라고 해도 비싼 화장품, 마침 남편과 제일 친한

친구의 부인이었기에 나와 둘이 쇼핑을 했는데, 남편분이 지갑을 가지고 있어서, 내 카드로

결재를 했다. 그랬더니, 의외로 15%나 할인이 되는 카드였기에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가 있

었다.

나는 구경만 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저녁 7시가 다 되니 배가 고파서, 할인해서 잘 샀다고 스

낵코너에서 간단한식사를 하는데 그 분이 사셨다. 다른 가족들도 나름대로 구경들을 하고, 가

벼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준비해온 책자와 자료들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행기에 앉아 있으니, 아이들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그런 것도 잠시 너무 좁은 좌석 때문에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다. 특별

기라 더 한 듯 했다. 6시간 이상을 타야 는데 정말 걱정이 되었다. 집 떠나면 고생은 각

오해야 하는 것이지만......

잠시 후 이륙, 귀가 멍멍해지는 혼란을 겪은 후 드디어 고도에 도달한 비행기, 기내식과

포도주를 마시며 두어 시간은 견딜만 했으나, 잠도 잘 안 오고, 불편했다. 특히 덩치가

큰 남편은 더욱 불편해 했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책을 보거

나 아무튼 너무 불편한 자리.....아마 낮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면 덜 했을 지

도 모르는데, 밤에 출발하는 것도 좋지 않았고....

아무튼 기대와는 달리 초장부터 고생이었지만, 비행기는 무사히 푸켓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12시 50분, 우리 나라 보다 2시간이 늦었다. 서울은 새벽 2

시가 넘어 3시가 가까운 시간일 것이다. 두터운 겨울 옷을 벗고 속에 입은 짧은 소매 옷

만으로도 공항의 공기는 후끈후끈했다. 실내에서는 그나마 냉방 때문에 잘 몰랐으나,

버스를 타러 나오니 여름 날씨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청바지 속에 신었던 타이즈를 화

장실에서 벗은 것을 무척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가이드는 젊은 남자, 공교롭게도 우리 시매부와 이름이 똑 같아서 한참 웃었다. 인상도

자상하고 우리를 잘 안내해 주었다. 현지인 가이드와 버스 기사와도 가볍게 인사를 하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묵은 리조트는 푸켓의 동쪽바다쪽에 위치한 보트들이 총집결

한 특별한 곳이었다. 이름에 보트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주변의 작은 만에는 각종 보트

들이 가득 떠 있었고, 호텔 바로 옆은 보트를 만들거나 수리를 하고 점검을 하는 큰 시설

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묵은 곳을 중심으로 주변에 보트와 관련된 사람들이 수시로

나든다는 숙소들이 다양한 건물 모양을 하고 주변을 온통 채우고 있었다.

들어가면서 보니까, 현지인들은 그 마을 입구에서 검문을 하고 있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래서 밤에 관광객들이 그 안에서는 얼마든지 산책을 하거나 해도 안전하다고

했다. 깜깜한 밤이지만, 후끈한 열대의 열기, 우리를 맞아주는 야자나무를 비롯한 푸른

숲 속의 수영장이 편안한 휴식을 예감하게 해주었다. 로비에 앉아 있으니, 후론트 위 높

은 벽에 도마뱀 두 마리가 기어다닌다. 가이드에게 설명을 들은 터라 놀라지는 않았지만,

더운 나라에 온 것이 실감이났다. 모기나 벌레를 잡아먹기 때문에 그냥 둔다고 한다.



호텔은 수영장을 중심으로 객실이 삼면에 빙 둘러져 있었다. 우리는 3층 맨 끝쪽에 방이 배치

되어 방에서 주변 경치들을 잘 감상할 수 있었다. 나머지 한쪽 면은 수영장 아래쪽으로 야외

가든이 마련되어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저녁 늦게까지 음식이나 술을 마실

수 있도록 배려가 되어 있었다. 식당은 수영장 한 쪽에 후론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시원

한 야외 풍경을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방은 깨끗하였지만, 약간 눅눅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더운 나라이니만큼 에어컨은 성능이 좋았다. 방에서 바라보이는 수영장의 시원한 물과 야자

나무를 비롯한 온갖 열매들이주렁주렁 달린 열대나무들, 그리고 한쪽으로 보이는 보트들....

일년내내 여름이라는 나라에 드디어 온 것이다. 늦은 시간이라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