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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과 우산나물 등 여름꽃이 만발했다. 새로 카메라를 구입해서 처음으로 찍은 사진.... 까치수염이 너무 예쁘다. 전에는 무리진 부분만 주로 보았었는데, 북두칠성처럼 흩어진 별꽃들의 자태가 너무 곱다. 첫작품치고는 매우 흡족하다! 금계국이 여기저기 한창이다. 청산도에서 많이 보았던 꽃.... 눈부신 꽃이다. 나리꽃.....원숙미를 풍기는~~~ 길가에 핀 루드베키아! 길이 다 환해졌네! 이 역시 신경써서 찍은 우산나물... 우산나물 꽃은 여기 와서 생전 처음보았다. 봉우리 상태에서 정말 오래 머물러서, 언제나 꽃이 필지 무척 기대하던 꽃.... 거미까지 섬세하게 잡아내는 카메라.......아주 만족스럽다. 바빠서 사진 찍을 틈이 별로 없지만, 짬짬이 노력해볼 생각!!! 더보기
꽃들과의 보물찾기 근무지를 옮긴 것이 벌써 4개월이 꽉 차려고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긴장하기도 하고, 특히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조심스러웠지만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편안한 편이다. 특히 좋은 것은 이 곳은 꽃들의 천국이라는 것! 비싼 돈을 들여 화려하게 조성된 꽃밭이 아니라, 작은 야생화들이 오종종 모여, 매일 어디서 새로운 꽃이 피어나고 있는지 관찰하는 기쁨이 쏠쏠하다. 우리 대장님께서는 매일 그 꽃들을 사진으로 찍어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교실로 송출하신다. 몰랐던 꽃이름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알아내고, 꽃말이며 특징이며, 별명까지 알려주신다. 누가누가 새로운 꽃을 먼저 발견하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서로 숙제를 내고 찾아보고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당신이 제일 한가하시다고, 바쁜 선생님들에게 .. 더보기
물의 주파수 물의 주파수 아파트 방 밑에도 물관이 있음을 잊고 살다가 아래층에서 물 샌다는 연락에 어디선가 새고 있을 물관을 찾는다 소리없이 흐르던 물관이 어느 순간 멈추거나 넘치면 물의 아우성이 시작된다고? 문이란 문은 꽁꽁 닫고 소리를 차단한 후 콘덴서 주파수 한 방에 그 물의 아우성이 정복되었다 소리없이 몸 속을 흐르던 혈관도, 곪고 터지고 금이 가 몸 한 쪽이 마비되고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끊임없이 물의 주파수가 왔던 줄도 모르고! 소리없이 몸 속을 흐르는 마음의 물관, 혈관보다 아프게 온몸을 후려쳐도 네가 떠난 뒤에 정신이 번쩍 든다 쉿! 도처에 물관이 흐르고 있다 -2013 문학과창작 여름호- 더보기
폭포 속에 사는 새 폭포 속에 사는 새 검정칼새 떼는 1억 2천만년 전부터 여의도의 630배 초당 6만톤의 물을 쏟아붓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과수 폭포 속 가파른 절벽을 점거했다 이과수폭포에 아침이 오면 날쌘 검정칼새 떼 수천만 마리가 한꺼번에 세찬 폭포 물살 속에서 솟구쳐 오른다 18센티미터 작은 몸으로 어느 새보다 빨리 시속 170킬로미터로 순식간에 날아 폭포 속 무지개의 일부가 된다 이 날개 저 날개 날개마다 무지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오른다 석양이 폭포와 씨름하며 가장 요란한 소리로 울 때, 검정칼새 떼는 다시 폭포를 향해 순식간에 달려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물살은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고 호시탐탐 검정칼새들을 노린다 수만 개의 포물선을 그리며 가장 물살이 얕은 곳을 찾아 사뿐히 물살 속으로 날아올라 작은 우주선.. 더보기
시간의 벽壁 시간의 벽壁 뻐꾸기가 운다 뻐꾹, 뻐꾹! 하루 일상들이 되살아나 빙빙 돌다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뻐꾹, 뻐꾹, 뻐꾹, 뻐꾹! 짓눌린 생각의 편린들이 수천 개의 물고기가 되어 검은 바다 속을 헤엄친다, 살아서 살아서… 한 줄기 빛이 어둠의 바다 프리즘을 통과하면 무지개빛으로 분산되어 일렁이기도 하고 어둠의 벽에 부딪쳐 알록달록 만화경 속을 헤매기도 하고 고래의 내장 같은 둥근 벽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면서 무수한 벽에 부딪히고, 갇히고, 넘고 넘어 4차원, 5차원 세계를 넘나든다. 뻐꾹 뻐꾹 뻐꾹 뻐꾹 뻐꾹 뻐~~꾹! 삐걱대는 뻐꾸기 울음소리, 명확한 숫자들이 1차원 속으로 뚝 떨어진다 눈부신 햇살 맞아 핏발 선 두 눈이 또다른 벽이 되어 나를 짓누른다. 무거운 눈꺼풀 속에서… 더보기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마지막 목적지는 담양이었다. 보성에서 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1시간여 걸려서 도착했다. 길이 워낙 잘 뚫려서, 광주쪽으로 가다가 호남고속도로로 달리니 아주 빨리 도착했다. 지리상으로 소쇄원이 더 남쪽이었지만, 대통밥을 먹기 위해 죽녹원을 먼저 들렀다. 죽녹원을 내가 전에 방문했을 때는 들르지 않았던 곳인데, 벌써 조성된지 10년이 되어 꽤 커다랗게 조성이 되어 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죽녹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사람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땡볕이 어찌나 뜨거운지, 차를 대고 죽녹원으로 가는 것이 힘들 지경이었다. 아무튼 점심 때가 지났으니 배고픈 창자를 먼저 채우기 위해 죽녹원식당으로 들어갔다. 역시,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기다렸다. 그래도.. 더보기
보성 녹차밭 강진을 뒤로 하고 보성으로 향했다. 보성 녹차밭은 늘 가보고 싶었으나, 어떻게 일정이 맞지 않아 늘 놓치게 되었던 곳이라 이번에는 꼭 들르리라 결심했기에~~ 보성 시내 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잡고 전날은 복분자를 몇 잔 마시고 뻗었으나, 이 날은 쉰다고 누워 있다가 그냥 뻗었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걷고 운전하고~~강행군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튿날 아침은 느긋하게 일어났다. 녹차밭과 녹차에 관한 전시관을 관람하기로 했고, 두 곳이 다 붙어 있었기에 입장 시간에 맞춰 느긋하게 일어나 주변의 분식점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드디어 녹차밭으로 향했다. '대한다원'으로 갔다. 정말 대단했다. 가파는 산비탈에 심어진 녹차밭의 상큼한 기운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곳곳에 조성된 편백나무 숲과 삼나무숲이 피톤.. 더보기
충남 서천, 전남 청산도에서 6월 6일 대천해수욕장에서 6월 6일 춘장대해수욕장, 하얀 해당화와 함께 동백정에서 마량포구에서 마량포구에서 신성리 갈대밭에서 충남서천 신성리 갈대밭에서 6월 7일 청산도 당리, '여인의 향기' 촬영지에서 청산도 당리 '서편제' 촬영지에서 청산도 상서리 포토존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더보기
전남 강진 다산초당에서 전남 강진 다산초당에서 오후 일정은 전남 강진이다. 다산초당을 보기로 했다. 늘 지나쳐 가야만 했던 곳, 찬찬히 살펴보았다. 시간이 5시가 넘어서 유물전시관을 먼저 보기로 했다. 깔끔하게 잘 지어져서 기분이 좋았고, 다산 같은 분이야 말로 현대시대에도 부각되어야할 인물임을 다시 한 번 절감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한 분야에만 능통한 것이 아니라, 농업, 경제, 정치, 과학 등 모든 분야를 거의 두루 섭렵하는 천재였음이 틀림없다. 수원성을 축조할 때의 모습을 담은 밀랍인형들.... 삼남대로를 따라가는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다산초당 가는 길에 대한 안내판이 인상적이었다. 이 나무는....앵두나무 같은데...이름이 가물가물한다. 이 나무는 바로 멀구슬나무이다. 너무 화사하고 특별.. 더보기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의 미학 첫날 서천에서 오후4시 정도 여정을 마치고, 부지런히 가장 먼 목적지인 청산도로 향했다. 정말 멀긴 멀었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목포 끝에서 또다시 아래로 아래로 향했다. 강진, 완도쪽으로 밤길을 부지런히 달려서 8시쯤인가, 드디어 완도 여객터미널 근처에 도착했다. 숙소를 잡고 보니 9시 쯤, 해변공원을 산책하다가 저녁 식사를 했다. 점심 때 회를 많이 먹어 저녁은 가볍게 먹기로 했는데 바닷가엔 횟집 뿐이고, 대부분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시즌이 아니라서인가?> 가벼운 것을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는데, 어느 횟집에 회덮밥을 한다고 해서 활어회덮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드디어 다음날 4시에 기상을 하고, 완도여객터미널에서 차를 대기하고 기다렸다. 6사애 출발하는 배라사람.. 더보기
충남 서천에서의 하루 6일부터 8일까지 3일동안 여행을 했다. 모처럼 한가로운 마음으로~~고고~~ 최종 목적지는 전남 완도 아래의 섬, 슬로시티 '청산도' 그러나 서해안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먼저 보령의 대천 해수욕장, 서천의 춘장대 해수욕장과 동백정에서 서해안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로움을 가졌다. 동백정에 동백은 졌지만, 오래된 동백나무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동백잎과 그 열매가 여름을 축복하며 맞이해주었다. 인동초는 예서제서 두 얼굴로 환하게 웃어주었고~~ 동백정 아래엔 가짜 동백꽃이 사철 동백정을 밝게 해 준다. 솟대들도 의젓하게 버티고~~ 이건 춘장대 해수욕장의 해당화였던가? 해당화는 역시 바닷가임을 실감나게 해 주었다. 대천의 넓은 백사장.... 젊은 시절 그리워 했던 그 바닷가! 갯메꽃은 바다를 환히 밝히고.. 더보기
나비경기장에서의 패자부활전/박정원/시산맥작품상추천평 -2013 시산맥 여름호- 나비경기장에서의 패자부활전 박정원 나비가 경영하는 경기장에 입장한다. 스카이박스에 앉아보면 와와솨솨―, 식상한 잠언들이 갯바위처럼 철 썩거려 제왕나비만이 유일하게 해법카드를 긁어대는 곳. 탈루(脫漏)라는 스위스계좌 족쇄에 묶였던지 인간의 영혼을 가진 사 막 저쪽의 제왕 한 분, 갑자기 궁색한 호랑나비로 망명한다. 말춤이나 팡팡춤도 그때뿐, 가시 돋친 우울모드가 지구의(地球儀) 전 광판에 극소수 나비군(群)의 암투라는 기사를 연일 게재한다. 얹혀살던 각자의 제왕들께서 뼛속의 부패정도를 심층 진단하던 날 아침, 지리멸렬한 게임이라고 눈치 챈 나비들만이 침체기장세를 그득 메운다. 누가 부리느냐에 따라 말은 한통속의 늪, 아니면 한 스푼 수렁이라는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플라이급 정의. .. 더보기
제주 상사화 相思花 제주 상사화相思花 황경순 제주 절물오름 장생의 숲길에 빛 바랜 꽃 한 송이 메마른 웃음을 삼키고 있다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유배된 선비의 아내, 붙박이 꽃으로 찾아와 지아비를 지키고 있다 평생 푸른 잎을 만나지 못해도 삼나무 숲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해도 가녀린 줄기 하나로 말없이 절물오름 장생의 숲을 지킨다. 마른 버즘 온통 하얗게 피어오른 커다란 얼굴을 이고 꿋꿋이, 그 누구보다 장생長生을 하고 있다. 온몸이 말라가도 힐링(healing), 힐링(healing) 미래형 열정으로 하얗게 하얗게 제주의 여름을 수놓고 있다. -2013 미네르바 봄호- 더보기
포리의 봄, 도시 속의 농촌 혹은 갯골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 주변을 한껏 장식하고 있다. 이번에 옮긴 학교는 도시 속의 농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농사를 다 짓는 것도 아니고 거의 아파트에 살고 일부 토박이분들만 농사를 짓는 듯 하다. 학교는 묘하게도 아파트 단지와는 떨어져 있어 아이들은 모두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특별한 학교이다. 학교 뒤는 산과 골짜기를 끼고 있고, 조그마한 공장이나 산업시설들이 학교주변에 널려 있다. 참으로 재미있는 학교이다. 학교는 매우 오래되었다. 예전에 염전의 집산지였다고 하는데, 염전이 주변에서 사라지면서 기능이 퇴화된 곳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주변은 매우 안정적이고 조용하며, 봄이 되니 그 아름다움이 새록새록 살아나고 있다. 지금도 학교 앞 쪽은 갯골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다. .. 더보기
구미 도리사(신라 최초의 사찰)를 찾아서 지난 겨울, 대학 동창들과 10여년만에 해후를 하였다. 물론 모든 동기들이 졸업 30주년을 기념하여 사은회를 갖고 그동안의 회포를 푼 것도 좋았지만,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도 최근 너무 오랫만에 만나서 뛸 듯이 기뻤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기에 그들은 가정을 버리고, 합숙을 해주었다. 아, 세월의 힘이란 어찌나 대단한 것인지, 나만 빼고 다른 친구들 넷은 종종 만나서 때론 화제의 공통점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함께 다닌 세월이 길었기에 오랜만에 보아도 어찌나 반갑던지! 거의 밥을 새고도, 그 다음날 아쉬움에 헤어지지 못하고, 대구 근교의 구미 태조산 도리사(桃李寺)를 찾았다. 아도(阿道)가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하여 서라벌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겨울인데도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만발하여 있음을 보.. 더보기
영육을 탁본하다/김세영 시집 '물구나무 서다' 영육靈肉을 탁본하다 황경순(시인) 김세영 시집 『물구나무서다』 문학세계사 오랜 강직성 직립으로 체증이 생겨서 머리통이 건기의 물탱크처럼 말라갈 때 알갱이 가라앉은 과즙병을 뒤집어 놓듯 물구나무선다 오줌통을 위로 올리고 염통을 아래로 내리니, 머리통의 물이 시원해지고 눈이 맑아진다 단전의 피가 따뜻해지고 하초가 충만해진다 사막의 미어캣처럼 불안한 직립을 하느라 잊고 있던 아기 팔뚝 같은 새순이 솟아올라 입술 속으로 천연가스를 불어넣는다 물구나무에 매달린 수많은 목어들이 굳었던 지느러미가 우화하는 날개처럼 다시 부풀어 올라 파닥거린다 물구나무는 물푸레나무처럼 싱그럽고 수초처럼 부드러워진다. ―「물구나무서다」 전문 김세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물구나무서다』의 대표적인 시라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시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