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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그리고 풍경

망중한(忙中閒)

지난 주 중엔 불티나게 바빴다.

2주일을 매일 특근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다.

결국, 지난 화요일에 그 일을 마무리를 했지만,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육체적으로도 리듬이 말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수원까지 출장을 다녀왔다.

수요일엔 그래도 오전에 일정이 끝나서, 백운호수에 가서 친구를 만났다.

아, 얼마만의 달콤한 휴식인가?

참, 주말엔 변산반도 채석강과 선운사, 내소사도 다녀왔는데, 그 때는 직원 여행이라 휴식을 취할 수는

있었겠지만, 화요일까지 준비해야할 일을 다 못 하고 갔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니, 이 수요일의

휴식이 너무나 달콤했다.

게다가 친한 친구까지 만났으니 얼마나 좋았으랴?

목요일부터는 이틀동안 또 아이들 강의 일정이 잡혔고, 내일까지는 또 업무처리상 바쁘니 그 날의 휴식

은 정말 망중한이요, 산스타? 같다고나 할까? 눈에 넣는 안약, 같이 눈을 상큼하게 해 주는.....

백운호수의 한 모퉁이에 잡은 그 이름도 '모퉁이'라는 레스토랑이다. 2층에서 오붓하게 점심특선 양식을

먹은 기분을 아시려는지??? 값도 저렴하면서도 분위기에 젖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앉은 자리 맞은 편의 창을 통해 호수가 보이고, 왼쪽으론 도로와 산, 오른 쪽으론 또 산길의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집이었다. 호수는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안정이 되는 곳이니...


왼쪽으로 보이는 길과 산, 그리고 발코니의 담쟁이 덩굴들....

싱그러움 그 자체.....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의 작은 작품들...

주인이 미적감각이 있고,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임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특히 이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작품들이 곳곳에 참으로 많았는데. 표정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점 입구를 지키는 조각품. 제주도로 치면 돌하르방쯤 되려나?

이 음식점은 온통 소나무와 담쟁이 목재가 잘 어울린다.





다른 날 같으면 그저 카메라를 여기저기 들이댔겠지만, 이 날은 긴장이 풀려 최소한의 컷만 살렸다.

언제 만나도 마음 편안한 것이 바로 어릴 적 친구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 늦게 결혼해서 아직 아이도 없이 집에서 살림만 하면서, 알콩살콩 사는 친구이다.

결혼 전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소연하여도 잘 들어주던 친구, 혼자 사니 아무 때나 불러내서 하소

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옷가게를 했었기에, 다른 데서 보는 것 보다는 가게에서 주로 보고,

우리와 생활리듬이 틀려서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정 반대상황이다.

시간 내서 나 있는 쪽으로 오거나, 전화도 늘 친구가 먼저 하곤 한다.

내 사는 것이 워낙 정신없으니...

친구는 바로 백운호수 근처에서 살고 있기에, 이날은 특별히 수원에서 올라오면서 미리 연락하고 만난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반갑던지....그 친구는 점심을 사주면서도 너무 좋아했다. 나 역시....그 동안 전화

는 가끔 했지만, 얼굴 보면서 밀린 이야기를 하니 신바람이 났다. 내가 은행 업무 볼 일이 생각나지 않았

다면 아마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지만, 친구와의 수다는

여자들에게는 대단한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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