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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영화 두 편/쌍화점, 예스맨

30일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큰 딸이 mms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몇 편 볼 수 있는 티켓이 있다고 예매를 해두었다.

쌍화점은 '조인성'을 봐줘야된다는 딸의 의견 때문에 보게 되었다. 평소에는 집 주변의 목동

이나 문래 CGV, 롯데시네마를 주로 애용하지만, 이것은 가장 가까운 곳이 신림동이나 부천

이었다.

모처럼 서울대입구에서 보는 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한 마디로 좀 찝찝하다는 표현이 저절로 나왔다.

딸과 보기에는 야한 장면도 많은데다,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 황후에게딴 남자와의 잠자리를

그것도 자기가 사랑한다는 남자를 밀어넣는 비상식적인 설정, 그리고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그들에게 질투에 눈이 어두워 살육하는 장면 등...

시대 설정을 공민왕과 그 황후를 노국공주로 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에 젖어 있기 때문이었을까?

실제 역사에서는 노국공주가 죽은 것을 그리워하면서 정신적인 결핍이 와서 나중에 황후와 후궁

들에게 자신의 근위대와 잠자리를 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영화는 어디까지나 픽션이므로, 역사적인 소재를 갖다 끌어다 쓰는 기발함도 좋지만, 너무 비약하

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역사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픽션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게

좀 문제이다.

역사에서 끌어온 소재 선택이나, 과감한 베드신 등은 그래도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성인물이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문제는 딸과 봤으니 좀 민망했지만.....주진모나 조인성의 연기, 그

리고 여배우 송지효의 연기는 좋았던 것 같다.



찝찝한 마음으로, 모처럼 서울대 근처에 갔으니 순대볶음을 먹자는 내 제안에 따라 한 번도 가보

지 않았다는 딸을 데리고 순대타운으로 갔다. 하도 오랜만에 갔더니, 서울대입구였는지, 신림역

이었는지 헷갈려서, 서울대입구 귀신이라 불리는 친구에게 전화로 물었더니, 그것도 잊었냐고 핀

잔을 받으면서 신림역으로 갔다.

모처럼 순대볶음을 맛있게 먹었다.

날씨는 어찌나 추운지, 나오니 입이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지하철을 타려고 보니, 건너편에 영화관이 보인다. 울 딸은 아, 저게 저기 있구나 하면서 감탄을

한다. 그럼 거기서 영화 한 편 더 보자고 했더니, 돈 아깝단다. 그 공짜표는 내일 또 볼 수 있다면

서 내일 부천이나 동대문쪽에 가서 보자고 하지만, 내일은 시간이 없다고 내가 우겼다. 정말 다음

날은 병원 예약을 두 군데나 해 두었기 때문에....

아무튼 영화를 또 한 편 보기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보고 싶었는데, 상영을 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 국내 영화 '과속 스캔들' 과 외화 '예스맨' 중에 망설이다가 후자를 선택했다.

짐 캐리의 연기도 좋았고, 너무 재미있었다. 부정적이기만 해서 아내와 이혼하고,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재미없게 살던 짐 캐리는 '예스'라는 세미나에 참석해서 서약을 하고 나서 무조건 예스를 외

치면서 일이 술술 풀린다.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정적인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메시지

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울 딸도 요즘 아이들이라 가끔 메마르고 부정적인 면이 보이는데,

너희들에게 딱 맞는 영화라고 말했다.

아무튼 찝찝했던 영화를 본 후, 유쾌한 영화를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