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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북도

어느 산골 아침 풍경

충북 보은의 어느 산골로 워크샵을 떠났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밤늦게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산골의 상쾌한 공기가 피로를 씻어

주었다.비가 오락가락해서 밤에 별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다음날의 아침 풍경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안개 속에 깨어나는 산과 실개천, 그리고 나무들...

안개라고 하기엔 또 묘한 것이었다.

이 골짝 저 골짝 이동하니 바로 구름이었다.


높은 산, 구름 사이로 장엄하게 올라오는 아침해!

천지창조의 신비처럼 느껴졌다.

소원을 빌면 다 이루어질 것 같은!



쭉쭉 뻗은 나무들 뒤로 솟아오르는 아침의 신비.



이 곳 저 곳 옮겨 다니는 골짜기의 구름...



산안개

산이

아침에

살풀이를 한다.

하얀 한삼 사뿐히 들었다 놓았다

다소곳이

한풀이를 한다.

동쪽에는 해를 넣고

서쪽에는 구름을 넣고

길과 골짜기에는 사람들을 넣고

휘휘 휘저으며

온몸에 기를 모아

풀어낼 것이 무에그리 많던가!

너울대는

그 한풀이에

실개천도 조용히 호응을 하고

달맞이꽃들 밝게 피어

희망을 노래한다.



비탈진 산기슭에도 나무들이 자라고,

시골집 마당 귀퉁이에 흐르는 물들도

뿌연 아침 기운을 받아 생기가 넘친다.



세상은 가끔

가슴을 몽땅 뺏아간다.



평화로운 시골 농가.

주인아주머니의 인심도 좋아, 산야초 차를 마시고 가라 한다.

물론 버섯가공품을 판다는 장삿속도 있었겠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화단에서

낭만을 느낄 수 있었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어느 곳을 보아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깨어나는 아침은 내겐 정말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물러났나 하면 또 다시 짙어지는 하얀 무리들...

구름, 안개와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은 절정이었다고나 할까?


가슴 뿌듯한 아침 산책길 덕분에 빡빡한 일정이 전혀 피곤하지 않고, 에너지가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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