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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무조건 뜨고 싶다







무조건 뜨고 싶다

황경순

강화 화도면에서

꽁꽁 묶인 고깃배 한 척을 보았다.


한 물 두 물

썰물이 속속 지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서서

황톳빛 바다만 애절하게 바라본다.


때가 왔다고 신나서

개펄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활개를 치는

갈매기들의 살찐 몸뚱이가,

조롱하듯이 묶인 닻줄을 툭툭 쳐도

눈은 바다로만 향해 있다.


흙빛 물 속에서 반짝거리는 물고기들이,

몸부림치며 바닷물에 휩싸여 움직이는 것이

지천으로 보이는 걸.

그 위를 둥둥 떠다니고 싶은데

바닷물은 일 미터 이 미터 자꾸만 멀어진다.

갈망하는 것은 늘 저렇게 떠나가는 것인가


갈매기들은 여전히 신이 나서

점점 늘어난 개펄 위를 연신 넘나들며

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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