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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햇살 밧줄

햇살 밧줄



숲이 하늘까지

다 차지한 치악산에서

자연탐사를 시작한다.


목표물은

가장 싱싱한 피톤치드란 놈,

녀석이 방심한 이른 아침

소리로 몰이를 하면

숨결 소리에 놀라

서서히 끌려오는 녀석,

온몸의 문을 활짝 연 후

꼭 붙들고

새로운 목표물을 찾는다.


초록 향기 퍼덕이는

소리에 놀라

부스스 눈 비비며 깨어나는

금강초롱 꽃망울,

나뭇잎 뒤척이는 소리에

줄지어 달아나는

개미, 다람쥐, 까마귀…….


기세등등

코를 벌름거리며

더욱 몰아붙이니

이게 웬 횡재!

오백 년 묵은 소나무 가지 끝에

딱 걸렸다!

눈부신 햇살 한 줌.


그 한 줌에

내가 오히려 꽁꽁 묶여 버렸다.


-문학과창작 2007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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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투우 2007.03.03 23:33

    그런 밧줄은 끊을 수도 없고 난처하지요. <br />참말로 고생하셨네요. <br />납치 안 당한 것만 해도 다행인 것 같은데...^^

  • 淸河 2007.03.04 19:56

    맞아요,납치 정도가 아니라 그 곳에서 숨이 멈출 뻔 했지요..ㅎㅎㅎ <br />봄비가 내리네요. 이제 꽃망울들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하겠지요.<br />사투우님. 이 봄 더욱 행복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