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밧줄
숲이 하늘까지
다 차지한 치악산에서
자연탐사를 시작한다.
목표물은
가장 싱싱한 피톤치드란 놈,
녀석이 방심한 이른 아침
소리로 몰이를 하면
숨결 소리에 놀라
서서히 끌려오는 녀석,
온몸의 문을 활짝 연 후
꼭 붙들고
새로운 목표물을 찾는다.
초록 향기 퍼덕이는
소리에 놀라
부스스 눈 비비며 깨어나는
금강초롱 꽃망울,
나뭇잎 뒤척이는 소리에
줄지어 달아나는
개미, 다람쥐, 까마귀…….
기세등등
코를 벌름거리며
더욱 몰아붙이니
이게 웬 횡재!
오백 년 묵은 소나무 가지 끝에
딱 걸렸다!
눈부신 햇살 한 줌.
그 한 줌에
내가 오히려 꽁꽁 묶여 버렸다.
-문학과창작 2007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