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고영
너.....라는 말 속에는 슬픔도 따뜻해지는 밥상이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눈곱 낀 그믐달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밤마다 새 떼를 불러 모으는 창초지 문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물구나무 선 채 창밖을 몰래 기웃거리는 나팔꽃도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스스로 등 떠밀어 희미해지는 바람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진즉에 버렸어야 아름다웠을 추억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약속 그래서 더욱 외로운 촛불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을 안고 괴로워하는 상처도 살고
너.....라는 벼락을 맞은 뼈만 남은 그림자도 살고
----시집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중에서
1966년 경기 안양 출생. 2003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천년의시작, 2005)가 있음.
2004년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수혜받음.
시집『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문학세계사,2009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다지와 느티나무/배인환 (2) | 2009.09.29 |
---|---|
흔들리지 않으면 불안하다/이정노 (5) | 2009.09.18 |
아름다운 것은 길을 낸다/이정자 (1) | 2009.06.15 |
자화상/최금녀 (3) | 2009.06.15 |
반달 외 3편/김여정 (0) | 2009.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