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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동유럽(폴란드,체코,헝가리,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

동유럽 여행기 13(마지막)/백탑의 도시, 프라하

13

백탑의 도시, 프라하

오후 2시 15분, 이제 볼타바강을 따라 프라하로 이동을 한다.

또다시 버스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가이드가 준비한 이벤트가 있다. 오전에 점심식사 전에 주었던가? 가이드는 사행시제를 주었다. ‘이유오국(EU5국)’이라는 시제에 따라 종이를 하나씩 주었고, 13명 거의 모두가 응모를 했고, 다음날 공개하자는 제의도 있었지만 바로 발표를 했다. 재미있는 문구들에 모두 감탄을 했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차창밖의 풍경은 넓은 들판이 계속되었고, 인형같은 집들, 하얀 눈 덮힌 집들, 모처럼 아주 맑은 하늘과 신비한 구름들, 가끔 구름 속에서 신비한 빛을 발하는 햇빛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4시에 휴게소에 잠시 들렀고, 꽤 큰 듯한 도시와 성도 지나고, 왔다가 사라지는 동유럽의 전형적인 풍경에 푹 빠졌다.



차창 밖 풍경

프라하 볼타바강

프라하의 저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황홀한 풍경에 빠진 사이, 하나 둘 불이 켜지는 프라하에 도착했다.

백탑의 도시 프라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값을 하는 듯, 가슴이 뭉클해졌다. 먼저 세계 3대 야경 중 하나라는 ‘프라하 야경 투어’를 했다. 야경은 똑딱이 카메라로는 그 환상적인 멋을 잘 담을 수는 없었지만, 어디에 발을 내딛어도, 어디로 눈을 두어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프라하가 자랑하는 까를교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표현할 단어가 부족하다. 우선 다리 시작되는 지점의 성이 너무 화사하고 예뻤다. 그래서 백탑의 도시라고 하는 걸까? 볼타바강에 비친 불빛들과 조화를 이룬 곳곳의 건물들, 까를교의 웅장한 사암 동상들, 다리를 서성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 속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싶었다. 반대편 건물의 탑 또한 웅장하고 아치형의 문 또한 어찌나 시원하면서도 아름다운지!

까를교 입구

까를교에서 본 볼타바강

까를교 동상

까를교 반대쪽 입구

다음은 구시청광장으로 가서 구시청사의 그 유명한 천문시계를 보았다. 프라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시계다. 이 시계는 매시 정각이 되면 창문이 열리면서 12사도가 창 안쪽으로 빙빙 돌며 나타났다 사라지는데, 정각쯤 되면 이 광경을 보려고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천사조각상 옆으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12제자. 마지막으로 가운데에 있는 황금닭이 울면 짧은 순간은 끝나 버린다. 시계속의 퍼레이드가 끝나면 건물의 맨 꼭대기에서 군인이 나팔을 분다. 그리고 창문으로 사람들이 나와서 손을 흔들면 사람들은 박수를 친다.

시계의 복잡한 바늘은 달의 상태랑 계절, 날……. 그리고 기독교의 휴일을 표시한다고 하는데, 보통의 머리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시계를 만든 사람은…….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도 똑같은 시계가 만들어질까 봐 두려워한 사람들에 의해 두 눈을 잃고, 시계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인도 타지마할 건설에 동원됐던 인부들이 손목을 잘린 이유와 비슷하다.

근처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다른 곳을 더 보자고 했지만, 정시에 저녁 6시 정각에 울리는 시계를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주변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세계 각국의 인종이 다 모여서 시계주변을 서성거렸다. 천문시계모형을 손잡이로 돌릴 수 있는 엽서도 팔고, 주변에는 천문시계가 정시를 가리키는 장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카페가 있었다. 차나 포도주를 마시면서 시계와 사람들의 움직임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옆에는 거리의 핫와인 파는 노점이 있다. 와인을 끓여서 마시는 것인데, 추운 날 그 와인 한 잔을 사서 마시니 속에 갑자기 불길이 확 솟아 올랐다. 끓인 와인을 처음 마셔 보았는데 추운 지방에서 추위를 이기는 데는 그저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구시청광장은 특징이 있었다. 유럽의 모든 건축 양식을 다 볼 수 있다. 고딕 양식, 로코코,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 한 공간을 둘러싸고 있어서 더욱 뜻깊다고 한다.

구시청광장

구시청 천문시계

천문시계 광장 앞의 사람들

광장의 다양한 건물들

천문시계 맞은편 건물들

구시청광장의

아름다운 건물들

광장의 성당 건물

구시청광장의 건물들2

야경 투어가 끝나고 호텔로 이동을 했다. 그 전날까지는 주로 도시의 변두리에 있는 호텔이었으나, 이 날은 호텔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프라하의 전경이 거의 보이는 곳이어서 아주 좋았다. 호텔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아주 멋있었다. 저녁은 호텔식을 먹었다. 실내가 아주 깔끔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동유럽의 여행의 마지막 호텔에서 묵는 밤, 기념하기 위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제적으로 일정의 마지막날, 아침을 호텔식으로 먹고 9시 쯤 관광이 시작되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날이다.

푸짐한 아침 뷔페식

호텔에서 본 프라하

볼타바강변

프라하성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바로 프라하성이다.

체코를 대표하는 국가적 상징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성이다. 9세기 말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카를 4세 때인 14세기에 지금과 비슷한 모습을 갖추었고, 이후에도 계속 여러 양식이 가미되면서 복잡하고 정교한 모습으로 변화하다가 18세기 말에야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프라하 구시가지의 볼타바강 맞은 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성으로 현재 대통령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 건설될 당시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3세 중엽에 초기 고딕 양식이 첨가되고, 이어 14세기에는 프라하 출신인 카를 4세에 의해 왕궁과 성십자가교회 등이 고딕 양식으로 새롭게 건축되면서 이 때부터 체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블라디슬라프 2세 때 후기 고딕 양식이 가미되고, 1526년 합스부르크왕가가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다시 르네상스 양식이 도입되었다. 그러다 바로크시대인 1753년부터 1775년 사이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는데, 시작에서 완성될 때까지 900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대단한 역사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1918년부터는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면서 내부 장식과 정원이 새롭게 정비되었고, 성 안에 있는 모든 건축물들이 정교한 조각과 높이 솟은 첨탑,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유럽에서도 중요한 역사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어 세계적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 중의 명소이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평시에도 늘 개방을 하고, 대통령이 근무하는 날은 기를 게양하여 국민들에게 알린다고 한다.


프라하성 안쪽 광장

성 비트 성당

웅장한 성 비트 성당

성당 내부의 화려한 모습

프라하성 내부 고딕양식의 성 비트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서 삐죽삐죽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성 내부도 무척 밝고 스테인드 글라스가 화려했다. 왕궁이 이렇게 성당과 함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 것이다. 성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처음에 들어왔던 정방형의 건물을 보고, 아치를 지나면 성당과 또다른 정방형의 건물군으로 둘러싸인다. 물에 빠져서 성인이 되었다는 성인의 동상이 있고, 성당과 반대쪽 건물을 돌아나가면 정문이 있다. 우리는 반대쪽 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온 셈이다. 정문에는 경비병들이 서 있고 마침 교대시간이 되었는지 절도있는 교대식을 하고 있었고, 경비병들과 기념촬영도 하였다.

프라하 성 부속 건물

광장 내부의 동상들

프라하성 정문

내부 광장의 조각

정문 앞 광장

프라하 성 정문 앞 광장에서 본 프라하 전경

외부 광장에서 본 프라하성 일부

프라하성에서 시내쪽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

정문 앞으로는 넓은 광장이 있고,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프라하 시내가 한눈에 훤히 보이고, 백색 건물이 한쪽으로 있으며, 성을 끼고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은 세계의 사진예술가들이 엄청 사진을 찍어낸 곳이기도 하단다. 벽돌색의 성벽을 따라 계절에 따라 색다른 사진을 많이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날 다리가 좀 아파서 일행들 쫓아가느라 사진은 많이 못 찍었지만…….

365계단이라던가? 한참을 내려오면 시가지와 연결이 되어 앙증맞은 문패들이 가득한 네루도바 거리(Nerudova Ulice), 오밀조밀한 골목길을 걸어 까를교로 간다. 가는 길에 보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건물들이라고 하는데도 관광객들의 눈에는 모두 신기하고 특별한 건물인 것같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의 아치형 문도 시선을 끈다. 까를교 입구의 경비원이 전통복장을 하고 서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더욱 정감이 간다. 간밤에 보았던 까를교에 다시 섰다. 밤에는 사진도 잘 안 나오고, 야경이 환상적이더니, 낮에 보니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어디서나 보이는 붉은 지붕의 건물들, 또는 하얀 건물들이 눈길을 붙든다.

성에서 까를교 가는 길

고풍스런 건물

까를교 입구 경비병

아, 까를교!

프라하를 온통 채운 성 요한 동상

까를교에서 사랑을!

동상들

까를교에서 바라본 볼타바강

카를교는 프라하성으로 가는 관문으로 프라하성과 조화를 이루어 더욱 아름다우며, 다리 위에 놓인 동상들 덕분에 더욱 유명하다. 다리의 난간 양쪽에는 성서 속 인물과 체코의 성인 등 30명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이 동상들은 각자의 개성과 사연을 지니며 카를교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가장 인기 높은 작품은 성 요한 네포무크(성 존 네포무크)의 상이다. 동상 아래 부조에는 바람을 핀 왕비의 비밀을 밝히지 않아 혀를 잘린 채 강물에 던져지는 요한 네포무크 신부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동상 밑 동판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행운이 깃든다는 전설 때문에 그 부분만 반질반질하게 퇴색되어 있고, 우리도 모두 그 곳을 만지며 소원을 빌었다. 까를교에서 어느 방향으로 눈을 돌려도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역시 프라하성과도 바꿀 수 없다는 표현에 걸맞는 것 같다.

유유히 흐르는 볼타바 강

프라하 트램 내부

개성과 통일감의

조화로움

이름 모를 성당

반대쪽으로 나서면 프라하성과 어우러진 카를교사 더욱 웅장하고 색채가 은은하게 어우러져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한다. 아주 높은 성당을 지나고 잠시 걷다가 우리는 트램을 타기 위해 도로에 섰다. 여행 코스 중 트램을 타보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램을 타고 가면서 보이는 풍경들도 건물이 모두 비슷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을 풍긴다. 거기에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까지 가미되어 여행의 멋을 한껏 살려주었다.

이제 프라하 최대의 번화가이자 ‘프라하의 봄’ 사건의 핵심장소인 바츨라프 광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아무런 흔적도 없으니 싱겁기는 했지만 역사의 현장에 서고 보니 감회는 새로웠다. 넓은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사람들이 다녀갈 수 있도록 한 것이 보기 좋았다. 점심식사는 역시 돈까스 종류, 동유럽에서 돼지고기 요리는 엄청 먹는다. 실내가 아주 깔끔한 식당이었다. 야채가 푸짐해서 좋았다.

프라하의 봄

바츨라프 광장

바츨라프 광장 건너편

돼지고기 요리

화사한 식당 내부

오후에도 역시 간밤에 들렀던 구시가지 광장으로 갔다. 천문시계가 있는 건물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막 끝났는지 신랑신부가 나오고 있었고 멋진 웨딩카가 광장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거기서 결혼을 하려면 아주 오래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천문시계는 저녁에 많이 보았지만, 낮에 보아도 역시 명물이었다. 1410년 제작되어 그리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저렇게 멀잘 움직이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여곡절을 거쳐 여러 번 수리를 거쳤지만, 지금은 아주 잘 가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또 대단한 것은 틴 성당이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 천문시계 반대편에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교회로, 1365년에 건립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 변형을 가해 17세기까지 다양한 건물 양식이 가미되었다. 외관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정교하면서도 화려하고, 특히 80m 높이까지 치솟은 2개의 첨탑은 이 교회의 상징으로 멀리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부는 바로크양식으로 되어 있어 비교적 어두운 느낌을 준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고, 넓은 한가운데 거리의 악사들이 자리를 잡아 연주를 했다. 신나는 곡이 나오자 관광객 몇 명은 신나게 춤을 추어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너무 즐거워했다.

천문시계

천문시계 옆 성당에서 결혼한 신랑신부

틴성당과 모든 건축양식의 전시장

천문시계 광장

거리의 악사들

자유 시간이 주어졌고, 우리는 광장 근처의 골목길을 돌아다니다가 작은 카페에서 맥주와 차를 마셨다. 아주 시원한 맥주를 주문했더니 아주 빨리 주어서 오스트리아에서와는 달리 아주 즐겁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프라하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렇게 2011년 8박 9일의 동유럽 여행을 마친다.

서유럽과는 비슷한 면도 있고, 개성이 독특한 곳도 많았다. 서유럽 중심의 현대에서 동유럽의 자존심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가장 편리함을 추구하는 서구나 우리 나라에 비해 슬로시티의 여유로움도 조금 느껴졌다. 불편함은 있지만, 인간의 행복은 국민소득이나, 빨리빨리 해냄에 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던 여행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의 기억이 참 특별나다. 우리 나라는 그저 외국어 배우려고 난리인데, 영어 한 마디 안하려고 하는 종업원들, 우리로서는 불편하고 불쾌했지만, 그래도 불편함이 없는 나라가 오스트리아 같았다. 우리도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겠지?

또 한 가지는 건축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도시의 통일미와 개성미의 조화로움에 혀가 내둘러졌다. 우후죽순격으로 솟아오르는 건물들의 현대미도 좋지만, 도시마다 개성을 살리고, 자연을 이용하는 모습이 감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체스키 크롬노프의 아름다움과 할슈타트의 그 아름다움, 그리고 거대한 도시 부다페스트와 프라하의 세계자연유산 다운 독특한 아름다움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여행은 언제나 많은 여운을 남긴다. 충만한 에너지가 오래오래 내 몸과 영혼을 살찌울 것이다. 다음은 또 어디로 떠날까? 여행기를 마무리 하며 또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